어묵의 발상지는 동아시아이고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에서 다양한 레시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후기 『진연의궤(進宴儀軌)』와 『산림경제(山林經濟)』 등에 ‘생선 숙편’과 ‘생선 완자탕’의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부산 어묵은 일본의 가마보코라는 음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생선살을 으깨고 반족해서 튀기거나 찌거나 구운 생선묵 형태의 음식이다.
일제강점기 부산 중구 부평 시장에 일본인이 운영하는 어묵 가게들이 존재하였고, 해방 후 최초의 조선인 어묵 공장인 동광식품이 창설되었다. 한국전쟁 때 피난민이 대거 부산으로 유입되면서 부산어묵이 호황을 맞게 되었다. 1950년대에는 영도 봉래 시장의 삼진식품과 영주동 시장의 환공어묵 등이, 1960년대 이후에는 초량 시장의 영진어묵을 비롯해 미도어묵, 효성어묵, 대원어묵 등이 부산어묵의 생산을 선도하였다. 부산은 어묵의 재료가 되는 생선들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값싼 먹을거리를 찾는 사람의 수가 많아 어묵 공장이 들어설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었다.
초기 부산어묵 공장들은 대부분 영세 사업장이었고, 조리 과정에서의 위생과 안전성에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부산광역시는 2007년 ‘부산 명품 수산물 브랜드’에 어묵을 포함하여 생산, 가공, 유통 과정에 대한 품질 보증에 나섰다. 주재료인 ‘풀치(조기 새끼)’, ‘깡치(갈치 새끼)’라는 생선의 순 살코기에 ‘조기’와 ‘도미’를 섞어 탄력을 더하고 갈치를 섞어 맛을 더 좋게 하였다. 업체들이 생선 살이 70% 이상이라는 품질 기준을 엄격히 지키려고 노력한 덕분에 부산어묵은 다른 곳에서 생산된 어묵에 비해 잘 풀어지지 않고 탱탱한 형태를 유지하며 그 맛도 우수하다.
국내 어육 가공품 시장은 2014년 기점으로 베이커리형 고급 식품으로 재포지셔닝 되면서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 베이커리 형태로 된 어묵 판매점에서는 어묵 고로케 등 다양한 수제 어묵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어묵 제품을 쟁반에 골라 담을 수 있도록 만든 빵집과 같은 매장 인테리어와, 어묵은 비위생적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매장에서 생산 시설을 바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어묵은 어육 중 소금에 녹는 단백질을 용출시킨 고기풀에 식품 또는 식품 첨가물을 가하여 제조 가공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어육 가공품(어묵, 맛살, 어묵소시지)의 하위 분류에 속한다.
부산어묵은 시장에서 위판되고 남은 생선이나 상품 가치가 없는 생선을 ‘대수리’라는 돌절구에 함께 넣고 통쨰로 갈아 정어리 기름이나 고래 기름 등에 튀겨내서 만들었다. 부산어묵의 원형은 한국전쟁 시절 ‘막갈이’와 ‘덴뿌라’로 크게 구별된다. 막갈이는 생선을 통째로 갈아내는 것을 말하고, 덴뿌라는 깡치나 풀치 등 잡어를 갈아 미군 드럼통으로 만든 기름 가마에 넣고 튀겨내는 생산 방식을 말한다. 어묵은 어묵탕, 조림이나 볶음 등의 반찬, 잡채나 김밥, 떡볶이, 찌개 등의 부재료로 사용된다.
한국전쟁 시기 피난민이 부산으로 모여들면서 부산에서는 값싸고 영양가 놓은 어묵이 탄생되어 국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어묵으로 만든 오뎅탕을 먹던 대폿집은 부산 문화의 사랑방의 역할을 하였다. 현재는 어묵의 패러다임이 바뀌어 베이커리 어묵, 어묵 우동, 어묵 고로케 등 어묵을 베이스로 하는 다채로운 고급 식품이 개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