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간장사건 ()

식생활
사건
1985년과 1996년에, 화학간장에 대한 보도 등으로 간장 생산 업계가 타격을 입은 사건.
사건/사회운동
발생 시기
1985년 8월 2일
종결 시기
1996 2월
관련 국가
대한민국
관련 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화학간장사건은 1985년과 1996년에 화학간장에 대한 보도 등으로 간장 생산 업계가 타격을 입은 사건이다. 1차 사건은 1985년 8월 2일, MBC TV 「MBC리포트」라는 프로그램에서 간장 공장에서 산 분해 간장을 제조하는 모습과 당시 주로 생산, 유통되던 간장이 화학간장이거나 혼합간장임에도 표시 없이 양조간장으로 팔린다고 보도함으로써 촉발되었다. 2차 사건은 1996년 2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산 분해 간장이 유해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파동이 촉발되었다.

정의
1985년과 1996년에, 화학간장에 대한 보도 등으로 간장 생산 업계가 타격을 입은 사건.
발단

1985년 8월 3일 MBC TV 「MBC리포트」라는 프로그램에서 카메라 고발은 불량 제조업체가 간장을 제조하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 장면은 간장 제조업체 직원이 파리가 날아다니는 낡은 가건물에서 녹슨 드럼통에 간장과 원료를 뒤섞고 있는 것이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놀랐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안전 행정 당국에 대해서도 분노하였다. 사흘 후인 8월 8일 대한 주부 클럽 연합회는 간장 제조 업자, 보건사회부 당국자 그리고 학계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간장에 문제가 있다는데’란 주제로 TV공개 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소비자 단체 대표들과 일부 학자들이 산 분해 간장의 원료로 사용하는 대두박을 ‘콩 찌꺼기’로, 단백질 분해용으로 사용하는 ‘염산’을 화장실 청소하는 화학 약품으로, 중화에 사용하는 알칼리 수산화나트륨을 ‘양잿물’로 표현함으로써 산분해 간장을 몹쓸 ‘화학간장’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불량 간장 전시회가 열렸는데, 진공으로 찌그러진 간장병을 화학간장이라 변형된 것이라는 라벨을 붙이는 등 화학간장을 비하하고 먹기에 적합하지 않은 불량 식품으로 매도하기 시작하였다.

경과 및 결과

그 후 각 매체에서는 화학간장에 대한 성토 보도를 경쟁적으로 하기 시작하였다. 이 기간 동안 특히 MBC는 뉴스를 포함한 여러 시간대에 화학간장 문제를 자주 다루면서 간장의 과학적 본질에서 벗어난, 감정적으로 편향된 보도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사태에 대하여 산업계와 학계는 우려를 표명하고 잘못된 보도로 인한 대다수 정직한 기업들의 피해와 국내 생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하여 사회적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특히 대한장유공업협동 조합은 5대 일간지에 「소비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해명 광고를 게재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에서 간장 제조에 사용되었다는 식품 가공 기술 중 ‘산 분해 기술’은 100여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과 간편함, 가성비 등 효용을 인정받아 간장 외에도 과일 통조림, 과채주스, 초콜릿, 마요네즈, 전분당, 이온음료, 캐러멜, 어육가공품, 소맥분 제조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식품의 제조, 가공에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산 분해는 단백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분해하는 방식 중 하나로, 긴 시간과 고비용이 요구되는 발효간장보다 유리 아미노산의 함량이 오히려 더 높아 장점이 크다. 게다가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에틸카바메이트, 메주의 곰팡이독 등 발암성 물질 등을 줄일 수도 있고 작업 공간과 이산화탄소 발생도 감소시켜 오히려 친환경이며, 생산 원가를 낮춰 가격 인하 효과가 있어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일석이조의 대체 기술이다. 양잿물이라 불리는 강알칼리 수산화나트륨(NaOH)도 염산(HCl)과 함께 식품 첨가물로 인정받아 식품 제조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의의 및 평가

화학간장사건은 간장 관련 업계에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주었으나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장류 산업의 위생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영세하고 시설이 불량한 간장 업소들은 대부분 도산하거나 스스로 폐업하였다. 또한 소비자 단체나 언론의 보도가 우리 사회와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보여준 최초의 사건이었다.

참고문헌

단행본

이철호, 『식품위생사건백서』 1(고려대학교 출판부, 2005)
이서래, 『식품안전성 논쟁사례』(수학사, 1999)
이한창, 『장(醬)-역사와 문화와 공업-』(신광출판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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