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과 식생활』의 발행처는 농림부 양정국(糧政局)으로 양정국장 전응진(全應瑨)이 발행인, 양정국 양정과장 이승환(李承煥)이 편집인으로 각각 기록되어 있다. 양정국은 말 그대로 국가의 식량(食糧) 정책(政策)을 관리하는 부서로 양곡 정책, 양곡 수급 계획을 수립하고 곡물 가격 안정 대책을 마련하며, 양곡의 수출입과 양곡 시장의 개선 등의 업무를 관장하던 기관이다. 2022년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식량 정책과의 전신이다.
연세대학교 가정 대학 이기열(李奇烈, 1924~2013) 교수와 고려대학교 기업 경영 연구소 조귀연(趙龜衍) 소장이 감수에 참여하였다. 감수자들은 영양학과 경영학 분야의 전문가로 감수뿐만 아니라 원고의 집필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조귀연 소장은 『생산관리』(고려대학교부속기업경영연구소, 1962), 『통계학개설』(박영사, 1973) 등의 저서를, 이기열 교수는 『한국인의 식생활』(연세대학교 출판부, 1976), 『고급 영양학』(신광출판사, 1992), 『최신 영양학』(수학사, 1997), 『기초 영양학』(수학사, 1986) 등의 저서를 집필한 바 있다.
『영양과 식생활』은 1968년 8월 농림부 양정국에서 펴낸 66페이지의 소책자로 제1편 영양과 식생활, 제2편 계몽설득(啓蒙説得)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는 연세대학교 가정과 교수였던 이기열 교수가, 후반부는 기업 경영 연구소장이었던 조귀연 소장이 각각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전반부인 영양과 식생활은 『영양식품화학』(이성우, 김상순) 『영양학』(문수재, 이기열, 현기순, 현순영), 『가정학』(박일화, 이흥수, 박상인), 『식생활』(김상순), 『영양학 개론』(김상순) 등 당시 한국에서 출판된 다양한 영양 관련 서적들을 참고로 하여 작성되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 상태를 일본인과 비교하여 개선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산, 각종 비타민의 특성과 해당 영양소가 결핍되었을 경우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백미 위주의 식사에 대한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더불어 국내 지역 중에서 제주, 경남, 전남, 충북 등 장수율이 높은 지역과 1인당 잡곡 생산고가 높은 지역이 일치함을 근거로 잡곡 섭취와 장수가 상관관계에 있음을 주장하였다.
『영양과 식생활』에는 여러 영양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설계된 계절별 식단도 제시되어 있다. 각 식단의 1인 일일 섭취 열량은 2900~3200㎉로 비교적 높은 편인데, 이는 기준이 되는 사람을 중등도의 노동을 하는 성인 남자(25세, 60㎏)를 기준으로 설정하였기 때문이다. 주식은 잡곡밥, 콩국수 등 혼식과 분식 메뉴로 구성되어 있으며 뱅어포구이, 우유, 등 칼슘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진 음식이 식단에 포함되어 있다.
후반부인 계몽설득 부분은 설득과 홍보의 기술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개인 간의 대면 홍보뿐 아니라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 등 매스 미디어를 통한 홍보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영양과 식생활』의 첫 장과 마지막 장에는 “정부 재산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국가 시책에 적합하도록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적극 계몽하자.”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 문구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비슷한 제목의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의 독자는 계몽의 대상이 되는 국민이 아니라 그 국민의 계몽을 맡은 공무원 등 담당자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영양과 식생활』은 전반부인 영양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후반부의 계몽설득 방법을 활용하여 국민을 계몽시키도록 만든 지도서(指導書)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같은 시기 비슷한 제목으로 편찬된 다른 책자들과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