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강하주(薑荷酒)는 전라남도 보성군 회천면 지역을 기반으로 전승되고 있는 전통주로, 2009년 7월 3일 전라남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 탁주와 청주를 섞어서 만든 과하주(過夏酒) 계열의 술이어서 ‘과하주’라고도 불린다. 보성 강하주의 전승자인 도화자는 16세(1963년) 때부터 어머니에게 전통주 만드는 법을 배워 왔다. 그 어머니는 외할머니에게 배운 것으로, 보성 강하주는 3대에 걸쳐 전승되어 왔다. 도화자는 향토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이를 적극 계승하였으나 2013년에 사망하면서 보성 강하주 전승이 단절되었다.
전통주는 일반적으로 곡식과 누룩, 물을 기본 원료로 해서 발효시키는 발효주와 이것을 증류시킨 소주가 있는데, 발효주는 순하고 부드럽지만 쉽게 변질되고, 소주는 변질되지는 않으나 건강에 좋지는 않다. 보성 강하주는 이러한 발효주와 소주의 단점을 보완한 전통주로, 향과 맛이 진하고 숙취가 없으며, 마실 때 부드럽고 뒷맛이 개운하다고 한다.
보성 강하주의 재료로 밀, 보리, 멥쌀, 찹쌀 등 모든 주곡(主穀)이 다 들어가 있어서 전국적으로도 유래가 드물다고 한다. 보성 강하주는 거기에 대추, 강활, 용안육 등의 한약재를 첨가하는데, 대추의 단맛, 강활의 쓴맛, 용안육의 달짝지근한 맛이 합쳐져서 참기름과 유사한 빛깔에 향이 강하고 진하여 보양 효과가 탁월하다. 제조 과정에서는 보리를 사용하여 증류주를 만드는 전라도 지역의 특징적인 기법을 보여 주고 있으며, 양조 기법상으로 밑술, 덧술, 증류주 첨가 등 중양(重釀) 후 혼양(混釀)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선진 양조 기법을 보여 주고 있다.
보성 강하주는 먼저 찹쌀 한 말로 고두밥을 짓고 누룩과 물을 붓고 잘 섞어 버무린 다음 큰 항아리에 차곡차곡 잘 넣는다. 그 위에 찐 대추, 간 생강, 볶은 구기자 그리고 깨끗하게 씻은 강활, 용안육, 계피 같은 한약재들을 얹은 항아리를 15일 동안 따뜻한 곳에 놓아둔다. 이렇게 1차 발효가 끝나면 여기에 30~40도 정도의 소주를 항아리에 넉넉하게 부어서 2차 발효를 시킨다. 그리하여 적절하게 발효가 되면 이것을 체로 걸어내면 강하주가 완성된다.
전통주는 전통 방식으로 술을 빚는 것 외에도 건강을 위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약재를 첨가하거나 제조 방법을 달리하여 독특한 맛과 향을 가미한다는 점에서 조상들의 풍류와 지혜를 찾아볼 수 있다. 보성 강하주 역시 이러한 전통을 있는 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성 강하주는 다른 전통주에 비해 알려져 있지 않고, 그동안 시판되는 희석식 소주에 밀려 약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전통주 맥 잇기 사업의 일환으로 온전히 복원하여 전승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의 과학적인 분석에 의해서 보성 강하주가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약주로 입증되면서 이 전통주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관심 또한 점차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