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밀사」는 중국 청나라를 배경으로 한 역사 만화이다. 역적 계승이 충신 창곡을 살해하고 역모를 일으켜 왕을 죽이고 제위를 찬탈한다. 왕후는 장군 하설에게 왕자를 맡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역도들에게 쫓기던 하설은 창곡의 남은 가족과 함께 도망치지만 해적에게 붙잡혀 뿔뿔이 흩어진다.
이 작품은 영웅 서사 구조의 특징을 담고 있다. 충신 창곡은 신령한 존재의 계시를 받고 남매를 얻었고, 하설장군은 해적에게 왕자를 빼앗기지만 마철과 연향 남매의 탄생을 점지했던 신령한 조력자의 계시로 바다에 버려진 왕자와 마철을 다시 만나게 된다. 비록 1권만 남아 있어 완결된 작품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역사 만화 장르의 특성으로 볼 때 왕자와 남매를 중심으로 성장과 모험, 복수에 성공하여 왕권을 회복하는 영웅 서사 일대기로 창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후의 밀사」는 구성이 독특하고 완성도 높은 연출을 보인다. 칸의 구성은 복잡한 시대 배경이나 등장인물 설정 등 말풍선으로 충분히 담기 어려운 이야기를 내레이션을 통해 담았으며, 각 컷의 내레이션에 순서대로 번호를 삽입하여 독자들에게 이야기의 흐름과 방향을 자연스럽게 유도하였다.
또한 중국풍의 복식과 건축물, 정교한 인물 묘사 등 뛰어난 그림체와 역사물의 역동성, 다양한 구도 등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현재 남아 있는 1권은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며, 2004년에 영인본으로 복간되었다.
「최후의 밀사」는 앞 표지가 훼손된 체 보존되어 있다. 복간된 책자에 “이 책의 앞표지 그림은 훼손된 것을 당시 소장자인 만화가 서봉재가 본문의 내용을 참고해서 다시 그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표지의 장면은 본문에 있는 한 컷의 이미지와 매우 유사하지만 그림체가 휠씬 조악하며, 실제 박광현이 그린 원본의 표지는 확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박광현은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뛰어난 그림실력을 보여준 만화가이다. 「최후의 밀사」는 2~3등신 캐릭터의 만화체 작품이 주류를 이루었던 시대 상황에서, 사실적 그림체와 뛰어난 데생력, 역동적 장면 연출과 공간감의 표현 등 당시 만화 작품에서 보기 힘든 독창적인 작품이었다.
딱지만화[^1]라는 한계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작품 구성과 완성도로 서사극화 장르를 개척한, 한국 만화사에 있어 중요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