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주부 삼국지」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김용환이 만화로 각색한 작품이다. 황건적이 활개를 치던 후한 말기, 돗자리 장수로 생계를 이어가던 유비가 장비, 관우를 만나 도원결의를 맺고, 의병을 일으켜 황건적을 토벌하는 것을 시작으로, 어린 황제를 감금하고 새로운 황제를 내세워 스스로 상국의 지위에 오른 동탁과 동탁 토벌을 위한 군웅할거, 후한 황실의 옥새를 손에 넣은 손견, 연환계의 성공으로 사망한 통탁, 여포와 원술의 활약, 장사환왕 손책의 등장까지 초반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장편 이야기만화로 창작된 이 작품은 큰 인기를 얻었다. 1950년대 초는 한국전쟁 시기로, 당시 연재된 만화는 장편 서사물이 아니라 1~2페이지 내외의 에피소드 형 만화가 주류를 이루었다. 이런 시기에 뛰어난 캐릭터와 만화 형식의 완성도를 지닌 장편 서사물로 「코주부 삼국지」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코주부 삼국지」는 1952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창간한 잡지 『학원』에 실렸던 작품을 모아 1953년부터 매년 한 권씩 총 3권이 출간되었다. 잡지에 연재한 만화를 다시 단행본으로 출간한 방식도 만화 출판 행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물자가 부족했던 당시 시대 상황상 대부분의 만화 단행본은 종이 질이 조악한 딱지만화[^1]나 정치 선전만화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고급 종이에 80쪽이 넘는 분량으로 무선 제본된 형태로 3권이 연이어 제작되었다는 점도 세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코주부 삼국지」는 1950년대 작품 중에서 천편일률적인 만화 형식에서 벗어나 이야기만화 형식을 진일보 시킨 중요한 작품이다. 당시 이야기 만화는 글과 그림이 분리된 ‘그림이야기책’ 형식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자유롭게 칸을 구성하고, 인물과 배경에 만화적 연출을 구현하는 등 만화 구성과 구도에 전환점을 마련해 한국 현대 만화의 탄생에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받는 중요한 작품이다.
또한 당시 역사 만화가 사실적 그림체로 창작되었던 것과 달리 2등신의 캐릭터를 채택한 것도 특이한 점이었다. 김용환은 코의 특징을 상징화한 ‘ 코주부’ 캐릭터를 창안하여, 다양한 작품에 등장시켰다. 1950년대 통일된 하나의 캐릭터를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시키는 차별화된 형식도 후대 만화가들에게 큰 영감이 되었다.
「코주부 삼국지」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2005년 3권을 묶어 복간본으로 출간했으며, 문화예술적 가치와 그 영향력을 인정받아 2014년 9월 2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