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고산암은 이 불상이 원래 모셔져 있던 암자의 이름이다. 당초에는 화강암으로 제작된 불상이었으나 대좌를 제외한 불신(佛身) 전체에 석회를 입혀 놓아 원형을 알아보기 어렵다.
굵은 나발(螺髮 : 부처의 머리카락. 소라 껍데기처럼 틀어 말린 모양)의 머리에 거의 보일 듯 말 듯 낮은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가 표현되었다.
육계 위에는 정상 계주를, 이마 위쪽에는 중앙 계주를 나타내었다. 직사각형에 가까운 네모지게 넓적한 얼굴이다. 이마는 매우 좁은 편인데 백호(白毫 : 부처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가 표현되어 있다.
이목구비는 석회 위에 채색을 가하여 그렸다. 눈썹은 호형(弧形 : 활 모양)으로 그리고 입은 작게 표현하였으며 콧수염과 턱수염을 그렸다. 얼굴 중앙에 가지런한 코는 오뚝똑 편이다.
짧은 목에는 삼도(三道)가 뚜렷하며 건장한 어깨에는 편단우견(偏袒右肩 : 왼쪽 어깨에 옷을 걸치고 오른쪽 어깨가 드러남)의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를 걸치고 있다.
왼쪽 어깨에 걸쳐진 옷자락에 의문(衣文 : 옷자락 무늬)이 새겨졌으며 왼쪽 팔뚝 위로 내려오는 몇 단의 옷주름이 비교적 사실적으로 새겨져 있다.
가슴 부근까지 들어올린 오른손의 집게손가락을 세워 왼손이 그 손가락을 잡고 있는 지권인(智拳印)의 수인(手印)을 하고 있는 비로자나불상(毘盧遮那佛像)이다. 왼팔은 신체와 붙어 있으나 오른팔은 가슴 옆구리에서 떨어뜨려 사이에 공간을 두었다.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틀고 앉은 다리 사이에는 석굴암 본존불상에서 볼 수 있는 부채꼴의 주름이 표현되었다. 평면이 방형(方形 : 네모반듯한 모양)인 대좌는 상중하대를 모두 갖추고 있다.
하대석에는 연화문(蓮花文 : 연꽃무늬)을 조각하였고 중대 면석 4면에는 구름 위에 앉아 있는 좌상(坐像)의 공양보살상을 돋을새김으로 새겨 놓았다.
얼굴 윤곽은 비록 네모지게 표현하였으나 볼륨이 살아 있어 경직된 느낌은 없으며 건장하게 넓은 어깨와 가슴 등에는 과장되지 않은 양감이 표현되었다. 얼굴과 신체, 무릎 폭 등의 비례감이 조화롭고 전체적으로 단아한 느낌을 주는 등 신라시대의 불상 양식을 간직한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