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 높이 140㎝. 1996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거창군 마리면 말흘리의 송림사지에서 출토된 불상이다. 1988년 거창박물관의 개관과 함께 현 위치인 박물관 뜰로 옮겨 왔다. 얼굴 일부와 어깨 · 손 · 다리 등에 손상을 입었으며, 목은 떨어졌던 것을 시멘트로 접합하였다.
연화대좌 위에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앉아 있는 좌불상으로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는 없다. 소발(素髮 : 민머리)의 머리에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는 낮은데 정수리 전체에 걸쳐 펑퍼짐하게 표현되었다.
갸름한 타원형의 얼굴로 입 언저리에 손상을 입은 때문인지 미소가 사라진 침울한 표정이다. 귀는 긴 편이며 시멘트 접합 흔적 때문에 목에 삼도(三道)는 보이지 않는다. 좁고 경사진 어깨에는 우견 편단(右肩偏袒 : 오른쪽 어깨가 드러남)의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를 걸쳤다.
뒷면에도 조식(彫飾 : 잘 다듬어 꾸밈)을 가하여 왼쪽 어깨를 거쳐 뒤로 넘어간 법의 끝자락이 허리 부근까지 길게 늘어진다. 그리고 등에는 왼쪽 어깨에서 오른 겨드랑이로 이어지는 법의를 몇 단의 주름으로 표현하였다. 양손은 가슴 앞에 모으고 있는데 손이 깨져 나가 분명하지는 않다.
그러나 손의 위치로 보아 지권인(智拳印 : 왼손 집게손가락을 뻗치어 세우고 오른손으로 그 첫째 마디를 쥔 손 모양)을 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정감 있게 앉아 있는 무릎은 양감이 풍부하나 폭은 좁다. 그러나 어깨 폭이 좁은 편이므로 전체적으로 보면 균형 있는 비례라 할 수 있다.
대좌는 상단 · 중단 · 하단으로 구성되어, 상대석과 하대석에는 각각 앙련(仰蓮 : 위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과 복련(覆蓮 : 아래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을 조각하였다. 하대석은 마모가 심한 편이다. 중대석은 평면 8각으로 각 면마다 험상궂게 생긴 얼굴을 나타내어 다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매우 특이한 표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구성 상태로 보면 중대석과 하대석은 상대석과 8각의 평면이 맞지 않는다. 그리고 불상에 대한 조각 수법과 비교하면 중대석에 표현된 귀면(鬼面) 같은 얼굴의 각법(刻法)은 매우 거칠다. 그래서 다른 석물의 부재를 잘못 끼워 맞춘 것으로 생각된다.
보존 상태가 그리 양호한 편은 아니나, 전체적으로 신체 비례가 조화로우며 손상을 감안할 경우 어깨와 가슴에 양감이 적절히 표현되는 등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