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간본으로는 경문 1절씩을 한언대역(漢諺對譯)하고 삽화도 곁들인 1697년(숙종 23)의 신흥사본(神興寺本)을 들 수 있다.
1권. 『법화경(法華經)』 제25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을 독립된 경으로 만든 것이다. 중인도 출신 승려 담무참(曇無讖, 385-433)이 병으로 고생하는 하서왕(河西王) 저거몽손(沮渠蒙遜, 재위 401-433)을 보고 이 국토가 관세음보살과 인연이 깊으니 「보문품」을 외우라고 권하였고, 이 경을 읽고 건강을 회복한 왕이 「보문품」을 널리 유통시키면서 『관음경』이라 하였다. 이 경은 이미 승우(僧祐, 445-518)의 『출삼장기집(出三藏記集)』에도 수록되어 있어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법화경』과는 독립적으로 유통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법화경』의 「보문품」에는 경문만이 수록되어 있는데, 별행본 『관음경』에는 오언절구의 게송이 첨가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구마라집(鳩摩羅什, 344-413?)의 한역본이 널리 유통되고 있다.
본 경은 무진의(無盡意) 보살과 부처의 문답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진의 보살이 관세음(觀世音)이라는 명호가 지닌 연유를 묻자, 부처는 ‘관세음보살을 념하는 음성을 관찰하기’ 때문에 관세음이라 한다고 설명하며 그의 행(行)과 중생 구제의 공덕을 찬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경은 마음속으로 관세음보살을 념함에 따라서 불구덩이가 연못으로 변하고, 파도가 잠잠해지며, 높은 산에서 밀려 떨어져도 공중에서 멈추게 된다. 참수형을 받게 되었을 때도 목을 치는 칼이 부러지는 등 갖가지 재앙으로부터 구원을 받는다는 현세 이익적인 공덕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관세음보살은 서른 두 가지 응신(應身), 즉 제도하여야 할 중생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불(佛) · 보살(菩薩) · 성문(聲聞) · 임금 · 부녀자 · 동남동녀 등 32가지의 몸을 나투어서 사바세계 중생들의 모든 두려움을 없애 준다는 구원자적 성격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와 같이 본 경전의 내용은 대중 신앙 활동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은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때와 거의 같은 시대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며, 관세음보살의 영험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유포, 신행(信行)된 경전의 하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