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만불선원 십지경론 이구지·난승지 2책 ( · )

불교
문헌
조선 중기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천 만불선원에 소장된 『십지경론(十地經論)』의 부분 간행본.
문헌/고서
간행 시기
조선 중기
편저자
천친보살 조, 보리유지 한역
권책수
2
권수제
二卷之四
소장처
경기도 부천시 마니로24번길 41-62[송내동 산84-2] 만불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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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부천 만불선원(萬佛禪院)에 소장된 『십지경론(十地經論)』 『이구지離垢地』 · 『난승지難勝地』 2책은 『십지경(十地經)』에 대한 인도 논사 세친(世親)의 주석서 중 일부분이다. 권7의 권말에 “임인세(1242)고려국대장경도감봉칙조조”라는 간기가 있어 이 책들이 1242년에 간행한 『고려대장경』의 번각본임을 알 수 있다. 부천 만불선원 『십지경론(十地經論)』 『이구지』 · 『난승지』 2책은 1635년에 간행된 송광사 판본일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송광사 판본과 판식이 전혀 다른 이판(異板)으로 확인되었다.

정의
조선 중기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천 만불선원에 소장된 『십지경론(十地經論)』의 부분 간행본.
개설

부천 만불선원에 소장된 『십지경론(十地經論)』 『이구지』 · 『난승지』 2책은 『십지경(十地經)』에 대한 인도 논사(論師) 세친(世親)의 주석서 『십지경론(十地經論)』 중 일부분이다. 권7의 권말(卷末)에 “임인세(1242)고려국대장경도감봉칙조조”라는 간기가 있어 1242년 간행한 『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의 번각본임을 알 수 있다. 2012년 3월 26일에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 제267호로 지정되었다.

편찬 및 간행 경위

본래 부천 만불선원 『십지경론(十地經論)』 『이구지』 · 『난승지』 2책은 고려 재조대장경에 들어 있는 불경을 저본(底本)으로 조선 중기에 별개의 독립 불서로 만들어진 것이다. 권수(卷首)의 서명 아래에 대장경의 함차(函次)인 ‘공(空)’자가 새겨져 있고, 권말에는 재조본(再雕本)의 간기가 그대로 표시되어 있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논서가 언제부터 독립 경전으로 유통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이와 동일한 불교 전적이 조선시대 1557년(명종 12)에 황해도 성숙사(星宿寺)와 1635년(인조 13)에 전라도 송광사(松廣寺)에서 간행된 바 있다. 그러나 이 논서와는 판식의 특징이 완전히 달라 조선 중기에 이판(異板)이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서지사항

만불선원 소장본은 표지 없이 가철(假綴)된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본래는 5침으로 장황(裝潢)하였으나 복장할 때 책을 분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판식의 특징을 보면 변란(邊欄)은 사주단변(四周單邊)으로, 반곽(半郭)의 크기는 21.8×16.4㎝이며, 행자수는 반엽(半葉)을 기준으로 8행 14자로 구성되었다. 권수제(卷首題) 아래에 권의 순서가 일정하지 않고, 함차(函次)가 있으며, 권말에 재조본의 간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재조본을 저본으로 조선시대에 별도의 불서 형식으로 편집하여 간행한 것을 알 수 있다.

내용

『십지경론』은 『화엄경(華嚴經)』의 별행경(別行經)인 『십지경(十地經)』에 대한 인도 논사 세친(世親)의 주석서이다. 북위(北魏)시대 인도 역경승 보리유지(菩提流支, ?508535~?)와 늑나마제(勒那摩提, ?508?)가 508년에서 511년 사이에 한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책에서는 경문의 환희지(歡喜地)를 비롯하여 이구지(離垢地) · 발광지(發光地) · 염혜지(焰慧地) · 난승지(難勝地) · 현전지(現前地) · 원행지(遠行地) · 부동지(不動地) · 선혜지(善慧地) · 법운지(法雲地)라는 보살의 열 가지 계위(階位)를 해설하고 있다. 각 지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지 환희지(歡喜地)에서는 보살이 처음으로 불법의 이치를 깨달아 기쁨을 느끼는 제 1단계를 서분(序分), 삼매분(三昧分), 가분(加分), 기분(起分), 본분(本分), 청분(請分), 설분(說分), 교량승분(校量勝分) 등 여덟 가지로 나누어 해석하였다. 보살이 환희지에서 느끼는 기쁨은 부처님을 믿고 공경할 때 생겨나는 마음이며, 곧 모든 번뇌를 떨치고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제2지 이구지(離垢地)에서는 더러운 때와 같은 번뇌를 떨치고 깨끗하게 되는 제 2단계를 발기정(發起淨)과 자체정(自體淨)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여기에서는 보살이 계율을 지키고 10선행(善行)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였다.

제3지 명지(明地)에서는 불도를 수행하는 효과가 밝게 드러나는 제 3단계를 기염행분(起厭行分), 염행분(厭行分), 염분(厭分), 염과분(厭果分) 넷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제4지 염지(焰地)에서는 모든 번뇌를 불길로 태워 버리는 제 4단계를 청정대치수행증장인분(淸淨對治修行增長因分), 청정분(淸淨分), 대치수행증장분(對治修行增長分), 피과분(彼果分) 넷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제5지 난승지(難勝地)에서는 어려운 고비를 이겨 내는 경지, 즉 제 5단계를 셋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첫째 보살의 교만(驕慢)을 없애는 것, 둘째 끊임없이 불도를 닦는 것, 셋째 불도를 닦아서 얻는 결과에 대한 것이 그것이다.

제6지 현전지(現前地)에서는 지혜가 드러나는 경지인 제 6단계에 대해서 논하였다. 보살은 세상의 모든 사물이 공하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번뇌를 없애는 것이 곧 부처의 지혜를 얻는 길이라 하였다.

제7지 원행지(遠行地)에서는 인간 세상을 멀리 떠나 부처의 세계로 들어서는 제 7단계를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제8지 부동지(不動地)에서는 마음의 동요가 없는 제 8단계를 일곱 가지로 분석하였다.

제9지 선혜지(善慧地)에서는 부처의 지혜와 거의 같은 경지의 지혜를 얻는 제 9단계를 넷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제10지 법운지(法雲地)에서는 부처님의 법은 마치 만물을 소생시키는 비의 원천인 구름과도 같다는 제 10단계를 여덟 가지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의의 및 평가

『십지경론』은 인도 유식교학을 통해서 『십지경』을 해설한 책이다. 『십지경론』의 한역본을 통해서 진여(眞如), 알라야식(阿梨耶識) 등의 개념이 동아시아 불교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동아시아 불교계에서 『십지경론』은 『화엄경』을 해석하는 핵심 강요서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이 책이 번역된 직후 중국에서는 『십지경론』을 소의경전으로 삼았던 지론종(地論宗)의 세력이 왕성해졌으며, 후대의 화엄종도 이 지론종의 영향 아래에서 성립되었다. 특히 화엄사상의 대표 이론인 육상설(六相說)은 『십지경론』에 근거한 이론이며, 북조에서 찬술된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도 『십지경론』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경론서이다.

이능화는 조선 초기까지도 교종(敎宗)승과(僧科)에서 『화엄경』와 『십지론』을 다루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불교계에서 『십지경론』을 단순한 『화엄경』 해설서로 본 것이 아니라 『십지경론』 그 자체를 중시하였음을 알려준다.

참고문헌

원전

이능화, 『朝鮮佛教通史』(동국대학교 출판부, 2010)

단행본

大竹晉, 『新国訳大蔵経釈経論部16 十地經論I』(東京: 大蔵出版, 2005)
정승석 편저, 『고려대장경해제』(고려대장경연구소, 1998)

인터넷 자료

국가유산청(www.khs.go.kr)
디지털부천문화대전(http://bucheon.grandculture.net/bucheon)
관련 미디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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