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 높이 290㎝, 어깨 너비 75㎝, 무릎 너비 105㎝. 1990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은기리 은석마을에서 묘함산(卯含山) 방향의 계천(溪川) 옆 바위에 새겨져 있다. 보살상은 보관을 착용하고 돈자(墩子) 위에 반가(半跏)의 모습으로 자연 암벽에 얕게 조각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좌상이기는 하나 상체가 길게 표현되어 있으며, 하체는 소략하게 처리하였다. 또한 신체의 신부는 원통형에 가깝게 길게 조각하였다. 그러나 팔의 모습은 지나치게 가늘면서 길게 표현하였다. 하체 역시 거의 발의 형태만 파악될 뿐, 다리 전체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하겠다.
보살상은 고려 전기의 마애보살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산관(三山冠) 형태의 보관을 착용하고 있다. 상호(相好 : 부처의 몸에 갖추어진 훌륭한 용모와 형상)는 거의 직사각형에 가깝게 조각하였고 광대뼈의 묘사도 엿볼 수 있다. 세모진 코와 다문 입 등에서 종교적인 근엄함보다도 세속적인 인자함이 엿보인다.
불신은 전체적으로 상체가 긴 느낌이며, 어깨는 약간 움츠린 듯이 긴장된 모습을 하고 있다. 착의 방식은 우견 편단(右肩偏袒 : 오른쪽 어깨가 드러남)으로서, 옷주름의 처리 방식이 왼쪽 어깨로부터 왼쪽 팔목에 이르기까지 돋을새김 기법으로 형식화되어 있다.
양손은 아래로 드리워 오른손은 여원인(與願印 :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을 펴서 밖으로 향하여 드리운 모양)의 수인을 하고, 왼손은 반가한 왼 무릎을 살짝 덮고 있다. 보살상이 앉아 있는 돈자는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시대의 반가사유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이다. 그러나 보관의 형태 및 조각 기법이나 양식이 고려 전기에 나타나는 마애보살상과 동일하다.
따라서 이 보살상 역시 이 시기에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주목할 만한 것은 보관 위쪽에 양옆으로 위에서 흘러내리는 낙수로이다. 불상을 보호하기 위함인지 홈이 파여 있다. 또한 마애불로부터 1.5㎞ 떨어진 계곡 상류에 사지(寺址)가 있어 이 불상과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