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천일영화사(天一映畫社)에서 제작하였고, 촬영은 이신웅(李信雄)이 맡았다. 내용은 부잣집 머슴인 늙은 아버지와 딸 사이의 애틋한 부녀의 정과 숙명적 비극을 감상적으로 그린 것이다.
영건의 집 머슴 재봉(李錦龍扮)에게 성숙한 딸 순이(金信哉扮)가 있는데, 순이는 이웃마을의 석주(崔雲峰扮)와 사랑하는 사이다. 그러나 순이는 영건의 계략으로 아버지가 쫓겨날 처지에 놓이자 영건의 첩이 되고, 그 대가로 재봉은 밑천을 얻어 선술집을 차린다.
순이는 어느날 말없이 평양으로 떠나 창녀로 전락하고, 그동안 모은 150원을 아버지에게 보낸다. 재봉은 순이가 창녀가 된 사실을 알고 석주를 데리고 평양으로 가지만, 순이의 몸값 500원을 갚지 못하여 순이를 구출하지 못한다. 재봉은 폭우가 쏟아지는 날 밤 전당포를 털어 돈뭉치를 석주에게 건네주고 쓰러진다.
그러나 그 돈뭉치는 돈이 아니라 신문지조각이었다. 그것을 알 리 없는 재봉은 길에 쓰러져 석주와 순이의 행복한 결혼식 장면을 떠올리며 죽어간다. 이 작품은 당시 촉망받던 극작가 유치진의 희곡을 영화화한 것으로 그 구성과 주제가 강렬하여 화제가 되었다.
특히, 부녀가 서로를 위하여 스스로 희생하는 처절한 삶과 현실의 냉엄함이 부각되어 시대의 암담함을 잘 나타내어주고 있다. 윤봉춘의 대표작으로, 1938년 11월의 조선일보영화제에서 ‘발성영화 10선(十選)’의 하나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