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에 한국영화의 한 경향을 이루었던 서민적 리얼리즘 영화의 하나이다. 「박서방(朴書房)」(1960)을 연출한 바 있는 강대진 감독이 연출하였다.
50세의 홀아비인 하춘삼(김승호 분)은 마부로서, 고시공부를 하고 있는 맏아들 수업(신영균 분), 시집가게 되는 맏딸 옥례(조미령 분), 작은아들 대업(김진 분), 그리고 작은딸 옥희(엄앵란 분)와 함께 가난하게 살고 있다.
나이 들고 고달픈 삶이지만 춘삼의 마음에는 두 가지 희망이 있다. 하나는 맏아들의 고시 합격의 꿈이며, 다른 하나는 마주댁(馬主宅)의 과부 식모인 수원댁(황정순 분)에 대한 은근한 애정이다. 수원댁은 춘삼이가 아침·저녁으로 마주댁에 들를 때마다 그의 소박하고 성실한 사람됨에 호의를 가지고 위로하며 따뜻하게 대한다.
한편 두 사람의 이러한 만남에 마주조합의 김서기(김희갑 분)는 방해자로 나타난다. 그는 춘삼이 빚진 것을 약점으로 삼아 수원댁을 차지하려고 한다. 그리고는 마부의 일자리까지 잃을 뻔하게 되는 위기, 시집간 맏딸의 죽음, 수원댁과의 파탄 등 춘삼의 스산한 삶의 고통이 중후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맏아들 수업은 고시에 합격하고 춘삼은 아이들의 따뜻한 이해로 결국 수원댁을 맞이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 강대진 감독과 김승호는 콤비를 이루어 보기 드문 역작을 만들어 내었고, 「시집가는 날」(1955) 이후 중년 서민층의 배역을 탁월하게 연기해 낸 김승호는 다시 한번 명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에는 또한 조미령·신영균·황정순·황해(黃海)·남춘역(南春驛) 등 연기파 조연진이 조화를 이루어 생생한 서민생활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1961년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출품되어 특별 은곰(銀熊)상을 수상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으며 한국영화가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길잡이가 되기도 하였다. 화성영화사(華盛映畫社)가 제작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