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이 불상은 풍산읍내 하리 하천 제방을 따라 마애동을 지나 들 가운데 조성된 소나무 숲 사이에 있다. 팔각 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한 비로자나상으로서 오랫동안 방치되어 얼굴 부분의 마멸이 심하다.
정수리 부분은 나발(螺髮: 부처의 머리카락. 소라 껍데기처럼 틀어 말린 모양)이 깨지고 없고, 육계(肉髻: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가 낮게 솟아 있다.
두 눈썹 사이에는 백호(白毫: 부처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의 흔적이 크게 남아 있으며, 목은 시멘트로 고정시켜 다소 어색함을 준다. 손은 왼손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싸고 있는 지권인(智拳印)을 맺고 있다. 현재 왼손의 검지는 없다.
법의(法衣: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는 일반적인 통견(通肩: 어깨에 걸침)과는 달리 목깃이 모두 열려 있다. 그리고 몸에 같은 간격의 층단 옷주름이 정연하게 주름져 있다. 또한 몸에 밀착된 옷주름은 특히 두 팔의 윤곽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고 배 부근에는 띠 매듭을 표현하였다. 오른쪽 무릎은 약간 파손되었고 양 무릎 밑으로 늘어진 옷자락에는 가로의 물결무늬가 새겨졌다.
대좌는 상 · 중 · 하대를 모두 갖추고 있다. 상대석에는 꽃무늬가 있는 연꽃이 두 줄로 배열되었다. 그 아래에는 하대석의 복련(覆蓮: 아래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과 비슷한 연꽃에 귀꽃이 표현된 별석(別石)이 첨가되었다. 중대석 위에 다른 돌이 삽입된 이러한 대좌 표현은 흔하지 않다.
중대석 모서리에는 우주(隅柱: 모서리 기둥)를, 각 면에는 불 · 보살상을 표현하였는데 한 면의 조각상은 파손되었다. 하대석에는 쌍엽의 복련이 표현되었고, 그 아래에는 각 면에 안상을 음각하였다. 안상에는 가운데 면에는 향로를, 나머지 면에는 사자를 돋을새김하였다. 지대석은 사각형이다.
이 불상은 전체적으로 867년에 조성된 축서사석조비로자나불상과 비슷한 양식을 띠고 있어 거의 같은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즉 넓게 트인 대의(大衣: 설법을 하거나 걸식을 할 때 입는 중의 옷) 자락, 배 부근의 띠 매듭, 양팔에 늘어진 밀착된 층단 옷주름, 양 무릎 앞의 가로로 이어진 물결주름, 대좌의 형식 등이 두 불상의 연관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이 불상은 통일신라 말에 유행한 석조비로자나불상의 양식적 특징을 보여 주는 것으로, 제작 연대는 9세기경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