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암 마애 관음보살좌상은 조성 연도, 존상명, 조성에 참여한 장인과 소임자, 그리고 시주자까지 알 수 있는 근대의 대표적인 불교조각이다. 명문은 관음전 좌측 바위 면에 새겨져 있는데, 불화를 그렸던 화승(畵僧)이 밑그림을 그리고, 석공(石工)과 각수(刻手)가 바위에 새긴 것을 명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얕은 감실 안에 봉안되어 있는데 이 보살상의 머리 위에는 ‘관음전’이라는 전각명이 새겨져 있다. 이 현판을 받치는 형태로 연꽃이 새겨진 원통형과 팔각형이 상하로 결합한 돌기둥이 좌우로 배치되어 전각 같은 느낌을 준다. 화불(化佛)이 새겨진 보관을 쓰고 있는데 보관은 위로 갈수록 폭이 넓어지는 형태로 되어 있다. 보관의 봉황 머리로 된 관꽂이에는 특이하게도 술이 달린 장식이 표현되어 있다. 얼굴은 방형으로 미간에는 백호가 표현되어 있다. 입술은 붉게 채색되어 있고, 콧수염과 턱수염이 그려져 있다. 두 귀는 어깨에 닿을 정도로 크게 표현되었는데, 특히 귓불이 두텁게 표현된 점이 눈에 띈다. 두 어깨 위로 흘러내린 머리칼은 상체를 따라 소매 자락 부분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매우 형식화되어 있다. 착의법은 통견으로 두 어깨와 소맷자락에는 도식적인 굵은 옷주름이 표현되어 있다. 넓게 트인 가슴 앞에는 군의(裙衣)를 묶은 매듭이 보인다. 수인은 왼손은 가슴 높이로 들어 엄지와 검지를 맞대고 손바닥을 바깥으로 향한 설법인을 짓고 있으며, 오른손은 배 앞에 손바닥을 대고 손등을 바깥으로 향하고 있다. 광배는 두광과 신광을 굵은 세 줄의 띠 모양으로 표현하였다. 두광 근처에는 범자(梵字)가 새겨져 있다. 좌법은 왼발을 위로 한 항마좌(降魔坐)이며, 대좌는 앙련(仰蓮)으로 된 연화좌이다. 안양암 마애관음보살좌상은 마애 기법으로 조성하였다는 점, 관꽂이에 술이 달린 특이한 보관을 쓰고 있다는 점, 각진 어깨에 넓고 높은 무릎을 하고 있고 옷주름이 도식화되어 있다는 점, 왼손을 위로 들어 설법인을 취하고 있는 점 등이 특징이다.
안양암 관음전 마애 관음보살좌상은 1909년에 조성되었는데 불상의 밑그림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주로 충청도 지역에서 활동했던 화승 금호약효(錦浩若効)와 그 문하의 영성몽화(永性夢華)가 담당하였다. 아울러 윤동근(尹東根)이 석공으로, 김천보(金天輔)가 각수로 각각 참여하였다. 이 불상은 20세기 초 불교조각 연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불화승과 석공 및 각수가 분업하여 조성한 근대기의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