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은 지옥에 있는 모든 중생이 구제될 때까지 성불(成佛)을 뒤로 미룬 보살이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대원본존(大願本尊) 지장보살이라고 한다. 이 불상은 북한산 태고사에 모셔져 있던 상인데, 한국 전쟁 때 태고사가 전소(全燒)되면서 현재의 본원정사로 이운(移運)되었다고 한다. 태고사에 지장보살상이 소장되었던 사실은 1933년 1월 31일 자 『조선총독부관보』 제1817호에 실린 태고사 귀중품 목록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본원정사 지장보살상의 도상 특징은 삭발한 비구형 민머리 형식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지장보살의 머리 형식은 두건형과 민머리형으로 구분되는데, 이 지장보살상은 후자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현재 두 손은 없어져서 새로 만들어 끼워넣었기 때문에, 조성 당시 지장보살 지물인 석장(錫杖)이나 보주(寶珠)를 가졌는지는 알 수 없다. 이 불상의 수인은 17세기 중반에 활약한 조각승 승일과 희장 등 여러 조각승의 불교조각에서 많이 나타나는 표현법과 일치하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는 희장이 1666년에 조성한 진도 쌍계사 목 지장보살좌상에서 찾을 수 있다. 불상은 얼굴이 다소 넓적하고 큰 느낌을 준다. 신체가 그다지 큰 편은 아니지만 양감을 잘 표현하였다. 두 어깨를 모두 감싼 법의(法衣)는 17세기에서 18세기에 유행한 변형 통견과는 다른 계열임을 알 수 있다. 넓게 트인 가슴 앞에는 삼엽 연꽃잎 형태의 군의(裙衣) 상단 자락이 표현되어 있다. 두 다리 사이에 폭이 넓고 곡선으로 이루어진 옷주름을 중심으로 좌우에 두 줄씩 음각선이 무릎을 향해 대칭을 이루고 있는 형태는, 조각승 삼인이 1659년에 조성한 고흥 금탑사 목 지장보살좌상과 유사하다.
본원정사의 지장보살상은 방형의 큼직한 얼굴, 안정적인 구도, 두 어깨를 감싼 통견의 착의법과 유연한 옷주름, 독특한 수인과 하체의 좌우 대칭적인 옷주름 등 17세기에 활약한 조각승들의 작품과 친연성이 있다. 따라서 이 불상은 조선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조각 수법 및 양식적인 특징 등을 통해 볼 때 조선 후기 불교조각 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