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포문집』은 조선 중기의 문신학자 채무(蔡楙, 1588~1670)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간행한 시문집이다. 1858년에 목활자로 간행하였다. 성균관전적, 병조좌랑 등을 역임하고 만년에는 귀향하여 학문 연구와 후진 교육에 힘썼던 저자의 문자 생활을 살펴볼 수 있다.
4권 1책의 목활자본이다.
1858년(철종 9) 6세손 채국렬(蔡國烈)이 편집하여 간행하였다. 권두에 1858년에 작성한 이원조(李源祚)의 서문이 있다. 이원조의 서문에 의하면 저자의 여러 후손이 찾아와 서문을 부탁했다는 것이며, 저자의 유문이 백에 하나 밖에 남지 않았지만 남은 글이 모두 청원(淸遠)하고 소산(蕭散)하여 거추장한 수식이 없으며 특히 서인(序引)과 사륙문에 뛰어나 관각에 두어도 부끄럽지 않다고 평가하였다.
권1·2에 시 175수, 만사(輓詞) 32수, 권3에 서(書) 2편, 서(序) 6편, 기(記) 5편, 제문(祭文) 9편, 봉안문 3편, 권4는 부록으로 가장 · 행장(行狀) · 묘갈명 · 상량문(上樑文) · 봉안문 · 축문(祝文) · 척독(尺牘) 각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품격이 높고 시의가 아름다우며, 그 소재가 다양하다. 「벽련정(碧連亭)」 · 「사월정(沙月亭)」 등은 고적의 아름다운 모습을 묘사한 것이며, 「술회(述懷)」 · 「만흥(謾興)」 등은 관직 생활을 하면서 느낀 감회를 시로 표현한 것이다. 「남초(南草)」에서는 담배의 신기한 효능을 찬미하였고, 「심촌팔영(椹村八詠)」에서는 한적한 농촌의 아름다움을 묘사하였다. 「명궁가(名窮歌)」는 선비의 궁색한 생활은 하늘이 내린 것이라 하고, 그 때문에 안빈낙도를 할 수 있다는 역설적인 내용을 고시조의 형식으로 묘사한 글이다.
서(書)는 남용익(南龍翼), 김경장(金慶長)에게 보낸 서찰 2편이 수록되어 있다. 「상남순상(上南巡相)」은 순찰사에게 국가에 공이 있는 자기 아버지의 묘석을 운반하는 데 필요한 인부의 동원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서(序)는 「백포한거서(栢浦閒居序)」, 「벽련정서(碧蓮亭序)」, 「사월정서(沙月亭序)」, 「증정계응시서(贈鄭季應詩序)」, 「기양회서(岐陽會序)」 등 6편으로, 그중 「백포한거서」는 사륙문의 형식으로 전원에서 안빈낙도하며 양졸(養拙)하는 삶을 술회하였다.
기(記) 중에서 「유용기사일기(遊龍起寺日記)」는 가야산 일대를 10일간 유람한 사실을 적은 것으로, 광녕(廣寧) · 마천(馬川) · 안언현(安彦峴) · 운계(雲溪) · 금당(金堂) 등을 거쳐 해인사로 오는 노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밖에 「충주둑제문(忠州纛祭文)」, 「기우제문(祈雨祭文)」 등 제문을 통해 당시의 민속과 신앙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