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백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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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에, 중국과 서역으로부터 유입된 전문적 연희자들이 연행하던 민간 잡희(雜戱)의 총칭.
이칭
이칭
백희잡기, 산악잡희, 백희, 가무백희, 잡희, 산대잡극, 산대희, 나희, 잡기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산악백희는 삼국 시대에 중국과 서역으로부터 유입된 전문적 연희자들이 연행하던 민간 잡희(雜戱)의 총칭이다. 산악은 중국 고대의 악무(樂舞)를 지칭하는 용어로, 원래 주(周)나라의 민간 악무를 일컫던 말이다. 남북조를 거치면서 주로 수당대에 백희와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했다. 중국에서 산악 또는 백희라고 부르던 연희들을 우리나라에서는 백희, 가무백희, 백희잡기, 잡희, 산대잡극, 산대희, 나희 등으로 불러왔다. 조선 후기에 민간을 떠돌면서 공연했던 유랑 예인집단들의 연희도 산악백희에 해당한다.

목차
정의
삼국시대에, 중국과 서역으로부터 유입된 전문적 연희자들이 연행하던 민간 잡희(雜戱)의 총칭.
내용

『문헌통고(文獻通考)』 「악고(樂考)」 20 산악백희(散樂百戱) 조를 통해 ‘산악백희’가 하나의 용어로 사용된 사례를 볼 수 있으나, 흔히 ‘산악’과 ‘백희’를 독립적인 용어로 사용한다. 중국에서 ‘산악’은 원래 주대(周代)부터 사용되었지만, 주1 말부터 수대에 걸쳐서 점차 ‘산악’이 ‘백희’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사용되었다. ‘산악’은 궁정의 악무인 ‘아악’과 대칭되는 의미이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권123 「대완전(大宛傳)」과 『한서』 「서역전」 안식국 조, 당나라의 두우가 편찬한 『통전』(801년)에 의하면, 산악백희는 중국 자생적 전통의 연희와 중국 주변 민족들의 연희도 있으나, 상당수는 주2에서 전래한 것이다. 특히 주3이 한나라 때부터 서역에서 다수 유입되었다. 이때의 서역은 주4는 물론이고, 안식(安息)이라고 불리던 페르시아(현, 주5, 선국(撣國)이라고 불리던 미얀마 지역, 그리고 여헌(黎軒)이라고 불리던 로마 및 이집트주6를 포함한다.

산악백희는 한 · 위부터 본격적으로 서역에서 유입되기 시작하여, 수 · 당을 통하여 계속 흘러들어 왔고, 특히 남북조시대에 많이 전래했다. 후대에는 그 연행 종목이 더욱 다양해지고 세분되면서 다양한 변천 과정을 거쳤는데, 오늘날에는 ‘잡기’라는 명칭으로 전승되고 있다. 산악백희의 종목은 크게 (1) 곡예주7, (2) 환술(幻術), (3) 각종 동물 탈춤, (4) 동물 재주 부리기, (5) 괴뢰희(傀儡戱)라고 불린 인형극, (6) 골계희(滑稽戱), (7) 주8, (8) 악기 연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중국 주9의 기록, 일본에 전하는 고구려악, 고구려고분벽화 등을 볼 때, 고구려에서는 4세기 이전부터 산악백희가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 고구려 고분의 벽화에는 나무다리 걷기(수산리 고분 · 팔청리 고분), 공 받기(장천1호분), 곤봉 받기(약수리 고분), 곤봉과 공을 엇바꾸어 받기(수산리 고분 · 팔청리 고분 · 약수리 고분), 바퀴 돌려 올리기(수산리 고분 · 장천1호분), 말타기 재주(약수리 고분 · 팔청리 고분), 칼 재주 부리기(팔청리 고분 · 안악 제3호분의 행렬도), 씨름(각저총 · 장천1호분), 주10 (무용총 · 안악 제3호분) 등 곡예에 해당하는 연희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주11 (안악 제3호분) 등 연극적 놀이와 , 장구, 주12, 주13, 긴 퉁소 등의 악기 연주가 보이며, 원숭이 재주 부리기(장천1호분) 같은 동물 곡예 등 산악백희에 해당하는 연희들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이런 연희들을 백희, 가무백희, 백희잡기, 잡희, 산대잡극, 산대희, 나희 등으로 불렀는데, 기존에 존재하던 연희들과 함께 변화, 발전을 통해 토착화되면서 한국적 독자성을 띤 연희로 성장했다.

의의

산악백희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동으로 보유했던 연희 문화이다. 산악백희에 주목함으로써 한국 전통 연희의 동아시아적 보편성을 밝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의 고분벽화나 각종 문헌에 정착된 연희 자료들을 일관되게 꿰뚫어 해명할 수 있다. 아울러 산악백희의 역사적 전개에 대한 추적을 통해 한국 전통 연희의 갈래, 분포, 담당층, 후대 연희와의 관련 양상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가능하다.

산악백희는 그 한국적 변용을 통해 토착화되면서 조선 후기에 이르면, 본산대놀이 가면극, 꼭두각시놀이, 판소리 등 발전된 양식의 연극적 갈래들을 창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참고문헌

단행본

서연호, 『산대탈놀이』 (열화당, 1987)
이두현, 『한국가면극(韓國假面劇)』 (문화재관리국, 1969)
전경욱, 『한국전통연희사』 (학고재, 2020)
주석
주1

중국에서, 후한(後漢)이 멸망한 뒤 수나라가 통일할 때까지 양쯔강(揚子江) 남쪽에 있었던 여섯 왕조. 오(吳), 동진(東晉), 송(宋), 제(齊), 양(梁), 진(陳)을 이른다. 우리말샘

주2

중국의 서쪽에 있던 여러 나라를 통틀어 이르는 말. 넓게는 중앙아시아ㆍ서부 아시아ㆍ인도를 포함하지만, 좁게는 지금의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 톈산 남로(天山南路)에 해당하는 타림 분지를 가리키는데, 한(漢)나라 때에는 36국이 있었으며, 동서 무역의 중요한 교통로로 문화 교류에 공헌이 컸다. 우리말샘

주3

남의 눈을 속이는 기술. 우리말샘

주4

유라시아 대륙의 중앙부에 위치한 건조 지대. 파미르고원을 중심으로 동은 알타이산맥, 서는 카스피해, 북은 시베리아 평원, 남은 힌두쿠시산맥과 쿤룬산맥에 둘러싸인 지역이다. 옛날부터 유목과 실크로드를 통한 대상(隊商)의 중계 무역이 행하여졌다. 우리말샘

주5

기원전 559년에 키루스 이세가 현재의 이란 땅에 세운 나라. 다리우스 일세 때 전성기를 이루었으나, 마케도니아에게 멸망하였다. 우리말샘

주6

이집트 북부에 있는 이 나라 제일의 무역항. 기원전 332년 알렉산더 대왕 때 건설하였으며, 오랫동안 고대 이집트의 수도였다. 목화를 주로 수출하며 시멘트, 자동차, 기계 공업 따위가 발달하였다. 우리말샘

주7

매우 뛰어난 기술과 재주. 우리말샘

주8

극적 줄거리를 노래와 춤으로 나타내는 전통적 공연 양식. 우리말샘

주9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책. 우리말샘

주10

우리나라 전통 무예의 하나인 ‘수박’을 놀이나 경기로 삼은 것. 우리말샘

주11

탈을 쓰고 하는 전통극 양식. 탈춤, 오광대놀이, 산대놀이 따위가 있다. 우리말샘

주12

중국 현악기의 하나. 진(晉)나라 때 문인인 완함이 비파를 개량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말샘

주13

아악기에 속하는 관악기의 하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쓰고 있는 것은 16개의 관이 있으나 원래는 12관, 24관 등 여러 종류가 있었다. 십이율 사청성으로 조율한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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