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마하연론 ()

불교
문헌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가 8세기에 찬술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승기신론』의 주석서.
이칭
약칭
마하연론(摩訶衍論)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석마하연론』은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의 주석서이다. 인도의 용수(龍樹)가 찬술하고, 401년(후진(後秦) 홍시(弘始) 3) 벌제마다(筏提摩多)가 번역하였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8세기부터 위찬설이 제기되었다. 안넨(安然, 841-899)은 ‘신라 중조산 승려 월충(月忠)이 위작’한 것이라 하였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찬술되었다는 해석도 있다. 원효의 『기신론』 시각이 많이 담겨 있어 신라인이 찬술했을 가능성이 있다. 거란〔遼〕에서 찬술한 주석서들이 고려에 다수 전해졌다.

정의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가 8세기에 찬술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승기신론』의 주석서.
판본

당 종밀(宗密, 780-841)의 『원각경대소석의초(圓覺經大疏釋義鈔)』와 『원각경소초(圓覺經疏鈔)』에서 처음 인용하고 있다. 거란〔遼〕 대장경에 포함된 후 거란 황제 도종의 관심으로 많은 주석서가 찬술되었다. 그 주석서가 고려에 전해져 『신편제종교장총록』에 목록이 전하고, 『고려 대장경』에도 입장되었다. 일본에도 여러 사본과 판본이 남아 있다. 1957년 중국 베이징시의 방산석경(房山石經)에서 ‘석마하연론녕(釋摩訶衍論寧)’이 적힌 석경이 발견되었는데 고려 대장경본과 계통을 달리한다.

저자

논서에는 인도의 용수(龍樹)가 찬술하고, 401년(후진(後秦) 홍시(弘始) 3)에 벌제마다(筏提摩多)가 번역하였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8세기부터 위찬설이 제기되었다. 안넨(安然, 841-899)은 ‘ 신라 중조산 승려 월충(月忠)이 위작’한 것이라 하였다. 『능가경』, 『승만경』 등을 인용한 것으로 보아 용수 후대의 찬술이며, 동아시아 지역에서 찬술되었다는 해석도 있다. 그런데 『석마하연론』에는 원효의 『기신론』 시각이 많이 담겨 있고, 당시 『기신론』 주석서들이 주로 법장의 해석에 의존한 반면 법장과 원효의 해석을 모두 인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라인이 찬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구성과 내용

10권이다. 전체가 5부분((인연분(因緣分) · 입의분(立義分) · 해석분(解釋分) · 수행신심분(修行信心分) · 근수이익분(勸修利益分))으로 조직되어 있는 기신론의 체계에 의거하여 설명을 전개하고 있다.

제1권은 인연분과 입의분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제2권에서 제7권까지는 해석분에 대한 설명이다. 제8권에서 제10권의 전반부까지는 수행신심분에 대한 설명이고, 제10권의 후반부는 권수이익분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제1권에서는 먼저 이 책의 총론이 서술되고, 다음에 인연분을 해설하여 『기신론』을 짓는 8가지 인연을 말하였다. 그런 뒤에 입의분의 해석에 들어가 33가지의 법에 대하여 해설하고 있다.

제2권에서는 한마음[一體一心]의 10가지 이름의 뜻을 설명하고, 그 열 가지 이름은 모든 부처님이 가지고 계시는 진리의 근본을 이룬다는 것을 설명한다. 다음으로 한마음을 참되고 변화 없는 마음과 거짓되고 변화하는 마음의 2가지로 나누어 각각 10가지 이름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든 부처님 세계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또한 아리야식(阿梨耶識)은 능히 모든 진리를 포용하고 일으킨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제3권에서는 깨달음의 내용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제4권에서는 근본적인 근본무명(根本無明)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자기의 심성은 본래로 참되고 밝은 것이나 무명(無明) 때문에 어리석음과 깨달음의 차별이 생긴다고 하면서 무명 자체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제5권에서는 생멸 변화하는 마음의 모습과 과정이 5가지로 나누어져 설명되어 있다.

제6권에서는 참되고 변화 없는 마음의 내용을 3가지 면〔體 · 相 · 用〕에서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제7권에서는 모든 부처님들이 수행하여 간 길로 나아가고자 마음을 내어 그곳으로 향하여 가는 모습에 대하여 해설하고 있다. 이러한 구도자의 마음가짐을 3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제8권에서는 수행의 방법으로서 육바라밀(六波羅蜜)을 말하고, 또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혀 사물의 이치를 관찰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의 방편이 설명되고 있다.

제9권에서는 여러 가지 나쁜 일을 물리치는 방법이 설명되고 있는데 삼매의 공덕을 찬탄하거나 주문(呪文)을 외우는 등의 방법이 소개되기도 한다.

제10권에서는 보다 나은 향상된 길로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뒤로 물러나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실천 수행을 권고하고 있다.

이 책의 사상 내용은 『기신론』의 사상에 근본을 두고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수많은 『기신론』 해석서들이 단지 해석서에 머물러 있는 것과는 달리 『기신론』에 나타나 있는 사상 내용보다 한걸음 뛰어난 사상을 담고 있다. 『기신론』에서는 여래장연기설(如來藏緣起說)에 입각하여 대승의 근본 진리인 여래장을 각(覺)과 불각(不覺), 즉 진여문(眞如門)과 생멸문(生滅門)의 2가지 면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진여문과 생멸문의 상대 위에 그 상대를 초월한 불이마하연(不二摩訶衍)의 사상을 정립하고 있다. 마하연의 설명 중 『기신론』에는 “마하연에는 모두 2가지가 있다.”라고 되어 있으나, 이 책에서는 “마하연이란 모두〔總〕이다.”라고 한 다음 “두 가지가 있다.”라고 하였다. 이를 통하여 불이마하연은 『기신론』에서 진여를 절대적으로 본 것을 초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33가지의 법〔眞理〕으로써 불이마하연을 설명하고 있다. 33가지의 법이란 32가지 궁극의 해탈에 이르는 수행 과정과, 절대의 진리인 불이마하연을 말한다. 32가지의 법이란 수행 과정으로서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뜻이지만, 불이마하연의 법은 말을 떠나고 형상으로써 나타낼 수 없는 절대의 경지로서 매우 깊고도 묘한 방법이다. 불이마하연의 법은 그 내용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으나 구태여 설명을 한다면 32가지의 법이 된다.

이 32가지의 법을 『기신론』의 일심이문삼대(一心二門三大)의 법을 설명하기 위하여 편의상 둘로 나누면 수행 과정〔能入〕의 16가지 문(門)과 수행 결과〔所入〕의 16가지 법인데, 이 수행 과정과 수행 결과의 16가지 법은 두루 하고 평등해서 차별이 없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이것으로 보아 불이마하연 사상은 다분히 화엄사상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이 책을 지은 사람이 화엄종의 교리를 바탕으로 하여 그 위에 불이마하연이라는 절대의 진리 개념을 설정하고 나서 『기신론』을 보았기 때문에 이러한 독특한 사상이 나오게 된 것이다.

또 한 가지 이 책의 특색은 『기신론』의 해석분에서 차별의 9식(識)을 세우고 있음에 반하여, 여기에서는 평등의 10식(識)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기신론』에서는 모든 식(識)이 어리석음과 깨달음을 구별함을 9식이라 하나 이 책에서는 8식 외에 제9식인 일체일심식(一體一心識), 제10식인 일심일심식(一心一心識)을 세우고 있다. 9식의 설에 의하면, 일체중생은 각식각심(各識各心)이라 할 수 있으나, 10식에 의하면 차별 상대가 없어져 일체중생이 모두 일식일심(一識一心)이 된다. 이 10식이 바로 평등한 진여(眞如)와 같음을 알 수 있다.

『기신론』의 내용을 체계적이고 세밀하게 과단을 구분하여 설명한 점, 여래장 · 아리야식 · 말나식 · 본각 · 암무명 등의 명칭을 10가지 이상으로 세분화하여 차별화한 점, 100부가 넘는 경전에 근거하여 서술한 점, 현교와 밀교의 성향이 공존한 점을 서술상의 특징으로 꼽고 있다.

의의 및 평가

『석마하연론』은 중국의 여러 경전 목록에 그 이름이 보이지 않고, 송(宋) · 원(元)나라 대장경에도 실리지 않고 있다가 처음으로 우리나라 고려 대장경에 실리게 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연구, 유포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중국 및 일본에서는 널리 연구, 유포되었다.

현존하는 주석서로서는 중국의 것으로 당나라 법민(法敏)의 『석마하연론소(釋摩訶衍論疏)』 4권, 성법(聖法)의 『석마하연론기(釋摩訶衍論記)』 1권, 송나라 보관(普觀)의 『석마하연론기』 6권, 요(遼)나라 법오(法悟)의 『석마하연론찬현소(釋摩訶衍論贊玄疏)』 5권, 지복(志福)의 『석마하연론통현초(釋摩訶衍論通玄鈔)』 4권, 수진(守臻)의 『석마하연론통찬소(釋摩訶衍論通贊疏)』 10권 등이 있다.

일본의 것으로 공해(空海)의 『석마하연론지사(釋摩訶衍論指事)』 2권, 각개(覺鎧)의 『석마하연론지사(釋摩訶衍論指事)』 1권, 『석마하연론우안초(釋摩訶衍論愚案鈔)』 1권, 뇌유(賴瑜)의 『석마하연론개해초(釋摩訶衍論開解鈔)』 36권, 『석마하연론서초(釋摩訶衍論序鈔)』 1권, 『석마하연론단책(釋摩訶衍論短冊)』 6권, 뇌보(賴寶)의 『석마하연론감주釋摩訶衍論勘注』 24권, 신견(信堅)의 『석마하연론사기』 2권, 순계(順繼)의 『석마하연론십광단책(釋摩訶衍論十廣短冊)』 1권, 도범(道範)의 『석마하연론응교초(釋摩訶衍論應敎鈔)』 3권 등 수없이 많다.

이들 주석서 가운데 중국의 것은 현교 색채를 많이 띠고 있고, 일본의 것은 주로 밀교 입장에서 논술하고 있다. 이 책이 중국이나 일본 불교학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큰데, 중국에서는 화엄 사상가들에게, 일본에서는 주로 정통의 순수 밀교(純粹密敎)인 동밀(東密) 계통의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일본 진언 밀교에 준 영향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중심 사상인 불이마하연 사상 가운데 33가지 법을 설명함에 있어, 앞의 32가지 법은 현교를, 뒤의 불이마하연은 밀교를 나타낸 것이라 보고, 이 불이마하연을 바탕으로 성립한 것이 바로 진언 밀교의 교리로 보기 때문에 이 책은 진언 밀교의 근본 논장(根本論藏)과 관계되어 있다.

참고문헌

단행본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 편, 『한국불교찬술문헌총록』(1976)
望月信亨, 『佛敎經典成立史論』(京都 法藏館, 1976)

논문

김영미, 「고려(高麗)와 요(遼)의 불교 교류 -『석마하연론(釋摩訶衍論)』을 중심으로」(『한국사상사학』 33, 한국사상사학회, 2009)
김영미, 「고려대장경본(高麗大藏經本) 『석마하연론(釋摩訶衍論)』의 저본(底本) 연구」(『이화사학연구』 59,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사학연구소, 2019)
김지연, 「인용경전에 근거한 『釋摩訶衍論』의 저술시기 고찰」(『불교학연구』 45, 불교학연구회, 2015)
김지연, 「『석마하연론(釋摩訶衍論)』에서 명과 무명을 밝히는 다섯 가지 문답[五重問答]」(『불교학연구』 51, 불교학연구회, 2017)
김지연, 「『석마하연론(釋摩訶衍論)』의 주요 내용과 특징」(『불교 철학』 6, 동국대학교 세계불교학연구소, 2020)
石井公成(Ishii, Kosei), 「新羅成立の諸経論」(『불교학보』 92,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2020)
관련 미디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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