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식론고적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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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국시대 통일신라 승려 태현이 『성유식론』에 자신의 견해를 덧붙인 주석서. 불교서.
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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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식론학기(成唯識論學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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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남북국시대 통일신라 승려 태현이 『성유식론』에 자신의 견해를 덧붙인 주석서. 불교서.
개설

10권. 『성유식론학기(成唯識論學記)』라고도 한다. 이 책은 먼저 가르침의 핵심을 나타내고 다음에 제목에 대한 설명, 끝으로 글의 뜻을 해석하고 있다.

내용

첫째, 가르침의 핵심을 설명하면서 역대의 인물 중 청변(淸辨) 등은 반야공(般若空)을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으로 설파하였고, 호법(護法) 등은 유식을 설하였다. 하지만 유식 가운데에도 유상유식(有相唯識)과 무상유식(無相唯識)의 차별이 있고, 그 근거하는 바가 같지 않음을 먼저 밝혔다.

태현은 그 유식소설(唯識所說)의 분파와 전거(典據)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특히 당나라의 규기(窺基)와 신라의 원측(圓測)과의 상반된 이론을 제시하였다. 현장(玄奘)에서 규기로 전승된 중국 유식종에서는 원측·신방(神昉)·도증(道證) 등 신라 유식학승들의 설을 이단으로 취급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원측의 저술은 당나라에서 대부분 일실되었고, 오히려 티베트대장경에 그 가르침이 보존되어 온다. 현재까지 원측의 유식학설은 그 반대파인 현장이나 규기의 문헌을 통해서 산견(散見)될 뿐이지만, 지금 이 책에 인용된 원측의 학설은 우리나라 승려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욱 자료적 가치가 빛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제목을 분별하여 설명함에 있어서는, 세친(世親)이 지은 『성유식론』과 그에 관한 연구서로서 호법 등 팔사(八師)의 『유식송(唯識頌)』이 쓰여진 배경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유식학이란 내심(內心)의 단계와 그로부터 빚어지는 외부세상의 차별적 모습을 논증하는 설이라는 결론을 맺고 있다.

셋째, 글의 뜻을 해석함에는, 『성유식론』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세 논사(論師)의 학설이 상이함을 논하였다. 즉, 안혜(安慧) 등의 유식설과 원측의 유식설, 호법과 규기 등의 학설이다.

그 예로서, 유식의 기본학설이라고 볼 수 있는 내식(內識)과 외경(外境)과의 관계를 설명할 때 규기는 청변 등의 학설을 좇아 공(空)으로 해석하였고, 원측은 능소(能所) 가운데 하나를 취할지라도 비유(非有)이기 때문에 반드시 공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단서를 붙이고 있다고 보았다.

오십이유(五十二有)의 설명에 있어서 원측은 그 각각의 존재는 당위(當爲)를 지니고 있지만, 오직 내부의 마음작용에 따라 생멸(生滅)하기 때문에 그 모두를 일법(一法)으로 인정하고 있다. 반면에 규기는 각자에게는 각자만의 고유한 법성(法性)이 있을 뿐이며, 서로를 상응하는 일법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견해의 차이는 급기야 성불(成佛)의 근기가 같지 않다는 규기의 오성각별설(五性各別說)과 모든 중생이 성불함에 있어서 차별은 있을 수 없다고 하는 원측의 일체개성불설(一切皆成佛說)로까지 갈리게 된다.

전문을 해설함에 있어서 저자는 이 양자의 학설을 편견없이 소개하고 있다. 더구나 신라승으로서 도증의 학설까지를 자주 소개하고 있다. 그 밖에 신라승 원효·의적(義寂)의 학설과 현장 등 중국 학승들의 견해를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가장 빈번히 인용되고 있는 경론(經論)은 『구사론(俱舍論)』·『현양성교론(顯揚聖敎論)』·『추요(樞要)』·『판비량론(判比量論)』 등이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책에는 태현 자신의 학설을 독창적으로 언급한 부분이 거의 없다. 다만, 중국 법상종(法相宗)에 의하여 가리어진 신라 유식학의 학풍을 원측→순경(順憬)→도증→의적→태현으로 계통 짓게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이것은 또한 한국 유식학의 학풍이 7세기 초반 이래 8∼9세기까지도 성행하였음을 시사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한국불교전서 제삼책』(동국대학교 출판부, 1980)
집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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