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1년(정조 15) 화사(畵師) 민관(旻官), 돈평(頓平), 각인(覺仁) 등 8인의 비구가 함께 제작하여 용주사에 봉안한 삼장보살도이다. 비단 바탕에 채색하였고, 크기는 세로 174.5㎝, 가로 319.5㎝이다. 2009년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삼장보살(三藏菩薩) 즉 천장보살(天藏菩薩)과 지지보살(持地菩薩), 지장보살(地藏菩薩)을 중심으로 한 법회를 묘사한 그림이다. 인물의 형태라든지 구도 · 필선 · 색채 등에서 도식화되고 형식화된 18세기 말의 불화 양식을 잘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다.
화면에는 인물들을 가득 배치하여 거의 여유 없는 구성을 하고 있다. 그리고 삼장보살이라든지 주요 협시들을 일렬로 배열하여 변화 없고 일률적인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천장 · 지장 · 지지보살의 위치와 크기는 현격히 줄어들었다. 반면에 협시보살을 비롯한 그 밖의 권속들이 두드러지게 표현되어 구도에서 다소 이완된 면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인물들의 형태는 약간 위축되고 수척해졌다.
신체는 대체로 세장(細長)한 편이며, 경직되고 도식화된 모습이 크게 대두되었다. 특히, 일부 인물들은 얼굴에 비하여 신체가 유난히 짧아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점은 필선에서도 잘 나타나 선이 딱딱하고 경직되었다. 느슨한 필선으로 처리한 인물들은 당당하지 못하고 좀 위축된 느낌이 든다. 시왕이나 협시 · 권속들의 옷주름 같은 곳에서는 형식화된 면이 특히 두드러져 보인다.
색채 또한 이 불화의 시대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녹색과 붉은색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짙고 탁하게 칠해서 선명도는 극히 낮은 편이다. 따라서 이 불화는 이완된 구도, 형식화된 인물들의 모습과 옷주름 선, 색채 등에서 19세기의 형식화되고 도식화되는 불화의 양식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성격을 띠고 있는 작품이라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