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높이 5.71m. 운주사터에서는 1979년과 1984년에 실시된 발굴 조사 결과, ‘순치8년(順治八年)’, ‘운주사환은(雲住寺丸恩)’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 조각이 발견되었다. 이를 통해서 절의 이름이 ‘운주사(運舟寺)’ 뿐 아니라, ‘운주사(雲住寺)’로도 불렸음이 확인되었다. 이밖에 1495년(연산군 1)에 대대적으로 보수되었다는 내용도 밝혀졌다.
석탑은 단면이 짝수이고 층수가 홀수인 일반적인 석탑과는 전혀 다른 매우 특이한 모습이다. 받침돌은 2단의 거북 모양 바닥돌 위에 자리하고 있는데, 면석은 높직한 돌을 10각으로 조립하였다. 그 위에는 꽃잎을 위로 세운 연꽃 16개를 새긴 덮개돌이 올려져 있다. 탑신부(塔身部)의 몸돌과 지붕돌은 단면이 모두 원형이다. 1층 몸돌에는 2줄의 선이 오목새김으로 장식되었는데, 2층 이상의 몸돌에는 1줄의 선만 새겨져 있다. 지붕돌은 위로 올라갈수록 원형의 지름이 작아지지만, 일정하게 줄어 든 것을 아니다.
이 석탑은 전체적인 구성이나 조형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는 그 사례가 매우 드문 석탑이며, 고려시대에 각 지방에서 나타난 특이한 양식이 반영된 석탑이다. 특히 받침돌의 덮개돌은 윗면이 평평하고 밑면은 둥근데 반해, 지붕돌은 이와는 반대로 밑면이 평평하고 윗면이 둥글다. 이러한 조형은 위아래의 조화와 안정감을 꾀한 의장(意匠)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