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풍전 ()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내용 요약

「이춘풍전」은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조선 숙종 시절을 배경으로 이춘풍이 유흥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기생의 집에서 하인 노릇까지 하게 되었으나, 아내의 노력으로 개과천선하여 방탕한 생활을 청산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룬다는 내용의 풍자소설이다.

목차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이본 사항

필사본(筆寫本). 국립도서관본 · 가람문고본 · 김기동(金起東) 소장본 등 3종이 있다. 그밖에 김영석(金永錫)이 1947년에 개작(改作)하여] 협동문고로 간행(刊行)한 「이춘풍전」이 있고, ‘부인관찰사’라는 표제의 활자본(活字本)이 있다.

내용

조선 숙종 때 서울에 사는 이춘풍은 가정은 돌보지 않고 놀러 다니며 집안의 재산을 탕진한다. 나중에는 아내가 품을 팔아 모은 돈까지 다 써서 없애고 빚까지 진다.

김영석이 개작한 「이춘풍전」에서 춘풍은 박득만이라는 상인이 돈을 써서 벼슬을 사려고 한다는 소식을 얻어듣고, 춘풍 자신이 박득만과 최 주8에게 다리를 놓겠다고 찾아간다. 그러나 춘풍은 용돈도 얻지 못한 채 술대접만 받고 주51.

춘풍은 돈이 떨어지자, 기생인 월향에게도 천대(賤待)받는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아내 김씨가 굶주려서 몸을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다. 이에 춘풍은 자신의 방탕한 생활을 반성하고, 아내에게 방탕한 생활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誓約)까지 한다.

이에 김씨는 기뻐하며 주린 배를 안고 열심히 품팔이하여 돈을 모은다. 그러나 춘풍은 다시 교만(驕慢)해진다. 교만해진 춘풍은 주17에서 돈 2,000냥을 빌리고, 호조에서 빌린 돈과 아내가 모은 돈 500냥을 가지고 평양으로 장사하러 간다.

춘풍은 평양 명기(名妓) 추월에게 빠져서 장사는 하지 않고 돈을 탕진하다가, 이윽고 추월에게 박대(薄待)와 수모(受侮)를 받으며 추월의 집에서 하인 노릇을 한다.

남편의 소식을 들은 김씨는 마침 이웃에 사는 참판이 평양감사로 부임(赴任)하게 되자, 참판에게 청하여 스스로 주24이 된다. 비장이 된 김씨는 남자로 변장하고 평양에 간다.

김씨는 추월의 집을 찾아가 추월의 간교(奸巧)한 행색(行色)과 남편의 거지 같은 모습을 확인하고, 추월을 엄히 꾸짖는다. 그리고 추월에게 5,000냥을 남편 춘풍에게 주게 하고, 춘풍에게도 태장(笞杖)을 쳐서 죄를 다스린다.

춘풍은 의기양양(意氣揚揚)하게 집으로 왔으나, 아내가 비장의 복장으로 나타나서 춘풍을 꾸짖자 다시 망신만 당한다. 춘풍은 비장이 아내인 것을 알고 개과천선하여 방탕한 생활을 청산하고 집안을 다스리는 데에 힘써 화목하고 부유한 가정을 이룬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평범한 서민을 주인공으로 하여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판소리계 소설과 같은 평민 주32이다.

무능(無能)하고 방탕한 남편 때문에 가정이 몰락(沒落)하고, 슬기롭고 능력 있는 아내의 활약으로 가정이 재건(再建)된다는 이야기의 전개는 허위(虛威)에 찬 남성 중심의 사회를 비판하고 여성의 능력을 부각하려 한 의식을 보여 준다.

인간의 삶을 가정적인 차원에서 문제 삼고 있으며, 허위로 가득 차고 방탕한 삶을 비판하고 근면성실하고 슬기로운 삶을 강조하는 교훈적 주제를 담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조선 후기의 부패한 사회상을 풍자한(諷刺) 작품이기도 하다. 돈으로 벼슬을 사려다가 집안이 망한 상인 박득만과 최 참판 사이에서, 대리 청탁으로 돈을 벌어 쓰려는 이춘풍의 행위는 관직을 사고파는 일이 성행(盛行)했던 당시의 사회상을 풍자한 것이다. 더욱이 이 작품이 반영하고 있는 조선 후기 기방(妓房) 중심의 유흥 문화는 중세 해체기의 시정(市井) 유흥 문화(遊興文化)의 산물이기도 하다.

한편 추월은 이춘풍이 빌린 호조의 돈을 갖은 수법으로 털어내고, 이춘풍이 가진 돈이 다 떨어지자 이춘풍을 하인으로 구박한다. 이와 같은 추월의 모습을 통해, 이 작품이 신의(信義)와 인정(人情)이 메마른 각박(刻薄)한 사회를 공격한 점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한 여성의 활약으로 방탕한 남성을 개과천선하게 하고, 몰락한 가정을 다시 일으켰다는 점에서 여성의 주인 의식(主人意識)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작품은 풍자와 해학(諧謔)으로 이루어져 있다. 풍자는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춘풍의 방탕한 생활과 이를 비판하는 아내에 대한 폭력을 공격적으로 풍자하고 비판하는 데에서 보인다. 그러면서도 이춘풍에 대한 개선의 여지를 마련하고 있다. 해학은 작품의 결말에서 집중적으로 보이는데, 이춘풍의 아내가 이춘풍을 대하는 연민의 자세와 그녀에 대한 높은 평가 등에서 돋보인다.

참고문헌

단행본

김기동, 『한국고전소설연구』(교학사, 1981)

논문

송철호, 「〈이춘풍전〉에 있어서 풍자와 해학의 문제」(『한국문학논총』 65, 한국문학회, 2013)
이경순, 「이조후기소설에 관한 사회사적고찰」(『한국어문학연구』 11, 이화여자대학교, 1971)
최숙인, 「이춘풍전연구」(『이화어문론집』 5, 이화어문학회, 1982)
하순철, 「이춘풍전의 일고찰」(『국제어문』 1, 국제어문학회, 1979)

인터넷 자료

국립중앙도서관(nl.go.kr)
주석
주1

손으로 써서 만든 책. 우리말샘

주2

작품이나 원고 따위를 고쳐 다시 짓다. 우리말샘

주3

책 따위를 인쇄하여 발행하다. 우리말샘

주4

서책의 겉에 쓰는 그 책의 이름. 우리말샘

주6

재물 따위를 다 써서 없애다. 우리말샘

주7

삯을 받고 하는 일. 우리말샘

주8

조선 시대에, 육조(六曹)에 둔 종이품 벼슬. 판서의 다음 서열이다. 우리말샘

주9

잔치나 술자리에서 노래나 춤 또는 풍류로 흥을 돋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 우리말샘

주10

업신여기어 천하게 대우하거나 푸대접함. 우리말샘

주12

1929년 제정 러시아 태생의 무용가이자 안무가 발란친이 안무한 단막 발레 작품.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로, 아버지를 떠나 방탕한 생활을 하다 모든 것을 잃고 참회하며 다시 돌아오는 아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우리말샘

주13

맹세하고 약속함. 우리말샘

주17

고려 시대에, 육조 가운데 호적상 집의 수효와 식구 수, 나라에 바치던 물건과 세금, 돈과 곡식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 우리말샘

주18

이름난 기생. 우리말샘

주19

품삯을 받고 남의 일을 해 주다. 우리말샘

주23

임명이나 발령을 받아 근무할 곳으로 가다. 우리말샘

주24

조선 시대에, 감사(監司)ㆍ유수(留守)ㆍ병사(兵使)ㆍ수사(水使)ㆍ견외 사신(使臣)을 따라다니며 일을 돕던 무관 벼슬. 우리말샘

주25

간사하고 교활하다. 우리말샘

주26

겉으로 드러나는 차림이나 태도. 우리말샘

주28

태형(笞刑)과 장형(杖刑)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30

지난날의 잘못이나 허물을 고쳐 올바르고 착하게 됨. 우리말샘

주31

과거의 부정적 요소를 깨끗이 씻어 버림. 우리말샘

주32

일반 평민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생활과 풍습을 그린 문학. 우리말샘

주34

재물이나 세력 따위가 쇠하여 보잘것없어지다. 우리말샘

주37

실속이 없이 겉으로만 꾸민 위세. 우리말샘

주38

어떤 사물을 특징지어 두드러지게 하다. 우리말샘

주39

부지런히 일하며 힘씀. 우리말샘

주40

사리를 바르게 판단하고 일을 잘 처리해 내는 재능. 우리말샘

주41

문학 작품 따위에서,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빗대어 비웃으면서 씀. 우리말샘

주42

기생이 거처하던 곳. 고려 시대에는 기생이 교방(敎坊)에 속하여 노래와 춤을 맡아보았고, 조선 시대에는 약방(藥房)에 속하여 의녀(醫女)로서 행세하거나 상방(尙房)에 속하여 침선(針線)을 담당하였으므로 방의 이름이 붙게 되었다. 우리말샘

주43

매우 성하게 유행하다. 우리말샘

주44

인가가 모인 곳. 중국 상대(上代)에 우물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여 살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우리말샘

주45

흥겹게 노는 것과 관련된 내용의 문화를 통틀어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46

믿음과 의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47

인정이 없고 모질다. 우리말샘

주48

일이나 단체 따위에 대하여 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의식. 우리말샘

주49

선의의 웃음을 유발하여 고통과 갈등을 극복하는 웃음의 정신. 풍자나 조롱과는 다르게 인간에 대한 긍정을 전제로 한다. 특히 한국 문학은 고전 문학에서부터 해학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우리말샘

주50

처지가 안되고 애처로워 가엾게 여김. 우리말샘

주51

최숙인(1982)에 따르면, 박득만과 최 참판에 대한 내용은 필사본에는 없으며, 1947년에 김영석이 개작한 <이춘풍전>에만 나온다. 김영석의 <이춘풍전> 내용이나 결말도 필사본 <이춘풍전>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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