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

불교
개념
양극단을 떠난 올바른 길을 의미하는 불교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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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중도는 양극단을 떠난 올바른 길을 의미하는 불교 교리이다. 중도는 초기 불교에서는 고락 중도라고 하는 실천론적인 관점에서 주로 논해졌으나 대승불교에 이르러 팔부중도 등의 철학적 관점에서 논해지게 되었다. 이후 중국의 천태종에서는 삼제원융관이라고 하는 독창적인 중도 해석이 등장하였다. 신라의 원효나 고려의 의천도 중도라는 개념을 중요시하였다.

정의
양극단을 떠난 올바른 길을 의미하는 불교 교리.
내용

정의

중도(中道, madhyamā pratipat)란 양극단을 떠난 올바른 길로서 어느 한 극단에 집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중도는 초기 불교 이래 불교 전통에서 중요시되어 온 개념이다. 초기 불교에서는 고락 중도(苦樂中道)라고 하여 중도가 실천론적인 관점에서 주로 논해져 왔으나, 이후 대승불교에 이르러서는 철학적 관점에서 논해지기 시작하였다.

먼저 고락 중도란 쾌락과 고행의 양극단을 떠난 중도라는 것이다. 석가모니는 29세에 출가하여 35세에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가 될 때까지 6년 동안을 대부분 가혹한 고행의 를 닦았다. 그러나 그 고행도 몸을 괴롭게 하는 것일 뿐 참된 인생 문제의 해결책은 될 수 없었다. 석가모니는 출가 전 왕자로서 물질적으로 풍족하여 즐거움에 찬 생활을 하였으나, 그러한 물질적 풍족함만으로는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석가모니는 출가 전의 낙행(樂行)도 출가 후의 고행도 모두 한편에 치우친 극단이라고 하였다. 이 고와 낙이라는 두 극단을 떠나서 심신(心身)의 조화를 얻는 중도에 설 때 비로소 진실한 깨달음의 도가 있다는 것을 석가모니는 스스로의 체험에 의해서 자각하였다. 성도(成道) 후 함께 고행을 한 5인의 비구들에게 가장 먼저 설교한 것도 이 중도였다.

중도는 팔정도라고 하는 구체적인 실천에 의해서 지탱되는 준엄한 도이며, 여기서는 나태 · 번뇌 · 노여움 · 어리석음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것에 집착하려고 하는 일변을 모두 버려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참다운 진리가 모든 집착이나 분별의 경지를 떠난 무소득(無所得)의 상태에 있음을 밝힌 것이다.

중관학파의 중도

중도의 개념은 대승불교에 이르러 철학화되기 시작하였는데 대표적으로는 중관학파의 팔부중도(八不中道)를 들 수 있다. 중관학파는 중도를 생멸(生滅), 단상(斷常), 일이(一異), 거래(去來)의 네 쌍으로 묶이는 생(生) · 멸(滅) · 단(斷) · 상(常) · 일(一) · 이(異) · 거(去) · 내(來)의 여덟 가지 극단을 떠나는 것으로 설하였는데 이를 팔부중도(八不中道)라고 한다. 여기에서 팔부(八不)란 생(生) · 멸(滅)의 여덟 가지 잘못된 견해(八邪)를 부정하는 불생(不生) · 불멸(不滅) · 부단(不斷) · 불상(不常) · 불일(不一) · 불이(不異) · 불거(不去) · 불래(不來)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연기(緣起)의 이법(理法)은 생(生) · 멸(滅) · 단(斷) · 상(常) · 일(一) · 이(異) · 거(去) · 내(來)의 여덟 가지 잘못된 견해〔八邪〕를 떠난 것임을 파악할 때, 모든 사집(邪執)은 파멸되어 있는 그대로의 실상(實相)의 도리가 나타나 참다운 공(空)의 진리가 체득된다. 중관학파는 이 중도라는 개념을 통해 초기 불교의 연기와 대승 불교의 공성을 연결시켰다.

동아시아에서의 중도

동아시아 불교계에서는 천태종삼제 원융관(三諦圓融觀)의 중도에 의하여 모든 존재가 제법실상(諸法實相)임을 밝혔다. 삼제는 진제(眞諦)로서의 공(空), 속제(俗諦)인 가(假), 비유비공(非有非空)의 진리인 중(中)의 셋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삼제설은 중국의 지의(智顗)가 처음으로 주창한 뒤 천태종의 근본 교설이 되었으며, 그 뒤 우리나라 천태종의 근본 학설로 정착되었다.

원래 이 삼제설이 주창된 까닭은 제법의 실상이 중도에 있음을 밝히는 데 있으며, 공 · 가 · 중이 서로 원융(圓融)한 것을 천명하기 위한 것이다. 삼제 가운데 공제는 진리의 측면에서 이 세상을 본 것으로, 진리의 측면에서 보면 이 세상은 인연에 따라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공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제는 세속의 측면에서 이 세상을 본 것으로, 이 세상의 고정불변한 듯한 모든 것이 실제는 거짓과 헛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 중제는 중도제일의(中道第一義)의 입장에서 실상을 본 것으로, 제법의 실상을 공이나 가의 일면으로 관찰할 것이 아니라 중도의 절대적인 입장에 서서 진리를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삼제의 설은 교학적으로 매우 발전하여 쉽게 파악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속의 입장에 속하는 가(假)의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다. 가의 세계는 무상(無常)하고, 괴롭고, 부자유스럽고, 번뇌가 많은 세계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태를 긍정하고 그 거짓된 모습을 파헤쳐 공임을 깨달을 때 중도가 그곳에서 온전하게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즉, 가의 상태에서 진제의 세계인 공으로 몰입한 뒤 다시 이 세속으로 나올 때 중도의 삶을 살 수 있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공과 가는 서로 진(眞)과 속(俗)이라는 상대적인 상황에 있고, 중은 진과 속을 가장 분명하게 이어 주는 것이므로, 삼제는 어느 하나가 빠진 상태에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셋의 관계를 삼제 원융(三諦圓融)이라고 한다. 이 삼제 원융을 하는 것을 삼제 원융관(三諦圓融觀)이라고 하며, 중생일심이 곧 삼제를 모두 포함하고 있음을 관하는 것을 일심삼관(一心三觀)이라고 한다.

신라의 고승 원효(元曉)불교계율을 중도에 계합시켜 그 참뜻을 밝혔다. 그는 『범망경보살계본사기(梵網經菩薩戒本私記)』에서 “비유비무(非有非無)는 극단을 여읜 중도의 계를 나타낸 말이다. 계의 바탕〔體〕은 인연을 따라 생긴 것이지만, 인연의 본체를 추구해 들어가면 계의 자성(自性)을 얻을 수 없으므로 비유(非有)이며, 계가 비록 비유라고 하지만 인연을 따라 생겨나 토끼 뿔이 없는 것처럼 아주 없는 것은 아니므로 비무(非無)라 한 것이다.”라고 하여 계를 비유비무의 중도에 입각하여 설명하였다.

이어서 원효는 “만일 계의 업을 말하면 막는다는 데 계의 뜻이 있는 것이며, 그 막아야 할 대상은 곧 죄(罪)이다. 계는 결국 인연을 따라 생기지만 그 인연의 본체를 추구하여 깊이 들여다 보면 절대적인 존재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얻어질 수 있는 실재(實在)의 객관은 없다.”라고 하였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계를 중도에 계합시키는 원리를 다음과 같이 전개하였다. “마음자리를 두고 논하자면 뿌리인 자성은 본래 청정한 것이므로 죄가 될 요소가 따라붙을 수 없다. 따라서, 그릇됨을 막는다고 하지만 실은 절대적이고 객관화된 본질적 표준인 죄성(罪性)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절대적인 죄성은 마음의 근본 바탕에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는 이것 속에 계가 중도에 계합하는 이치가 있는 것이다”.

원효가 그의 여러 저술을 통하여 화쟁사상을 펼치고 무애 자재 한 이론으로 모든 경전을 올바로 풀이할 수 있었던 것도 철두철미하게 중도를 통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破) 할 것도 없고 파하지 않을 것도 없으며, 세울 것도 없고 세우지 않을 것도 없으니, 이른바 이치가 없는 것이 지극한 이치요〔無理之至理〕, 그렇지 않는 것이 크게 그렇다〔不然之大然〕.”라고 천명한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의 서문을 비롯한 수많은 글에서, 원효는 원융무애 한 절대의 원리에 입각하여 성(性) · 상(相) · 공(空) · 유(有) · 일(一) · 이(異) 등의 모든 상대적인 개념을 회통 시킴으로써 중도의 사상 체계를 세웠던 것이다.

고려의 의천(義天) 또한 “진리는 말이나 형상이 없지만 말이나 형상을 여읜 것도 아니다. 말이나 형상을 여의면 뒤집힌 미혹(迷惑)이요, 말과 형상을 집착하면 참으로 미(迷)한 것이다.”, “교학자(敎學者)는 안을 버리고 밖에서 구하며, 습선인(習禪人)은 인연법(因緣法)을 모르고 안으로만 밝혀 편향 집착한다.”라고 하여 중도로써 수행할 것과 중도의 중요성을 누누히 밝혀 주고 있다.

참고문헌

원전

『금경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
『대각국사문집(大覺國師文集)』
『마하지관(摩訶止觀)』

단행본

김동화, 『불교학개론』(보련각,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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