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시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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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작품
조선시대의 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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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시대의 불화.
개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208.8㎝, 가로 162㎝. 일본 사이호지[西方寺] 소장.

내용

화기가 결실되어 봉안장소·화사(畫師) 및 연대 등은 알 수 없다. 그러나 구도, 인물의 형태, 필선 등 회화 수법으로 보아 15세기 말∼16세기 초에 제작된 작품으로 추정된다.

화면의 중앙에는 지장보살과 도명존자·무독귀왕이 거의 정삼각형에 가까운 형태로서 화면을 압도하게끔 그려졌다. 그 주위에는 시왕 및 판관, 선악을 나타내는 동자 등이 위로 올라갈수록 작게 묘사되었다. 그래서 상승감과 함께 화면의 윗부분이 뒤로 물러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본존인 지장보살은 부드럽고 조용한 소년 같은 모습이다. 초승달 같은 눈썹, 가늘고 긴 눈, 작고 감각적인 입 등 작은 이목구비의 얼굴이 일본 네즈미술관(根津美術館)에 소장되어 있는 지장보살화의 본존 얼굴과 매우 유사하다. 당당한 어깨, 건장하고 안정된 체구 등과 아울러 극도로 정제되고 평온한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러한 평온하고 정적인 모습은 도명과 무독귀왕에서도 볼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치켜 올라간 눈과 눈썹을 하고 있는 명부시왕은 시선이 여러 방향을 향하고 있어 정적인 가운데서도 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 그림에서는 또한 지장보살의 가사의 조선(條線), 명부시왕의 의복, 또는 소매와 옷깃 등에 고려시대에 자주 사용되던 문양이 부분적으로 사용되었다. 조밀하고 정교하게 그려진 초문과 덩굴무늬는 장식성과 함께 이 불화의 높은 기술적 수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유려하고 비수(肥瘦) 없는 단정한 필선, 정제된 색채 구성 또한 이 불화가 당시 최고의 기량을 가진 화사에 의하여 그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그림 전체에 감도는 정제되고 평온한 분위기, 온화하고 약간 수척한 듯한 인물의 형태, 능숙한 필선, 정교한 장식성 등으로 판단해 볼 때, 이 불화는 궁중의 불교 옹호로 인하여 불교가 귀족적 성격을 띠게 되는 15세기 중엽∼16세기 중엽경의 귀족적 취미를 잘 반영하는 격조 높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한국(韓國)의 미(美)』 16 -조선불화(朝鮮佛畵)-(문명대 감수, 중앙일보사, 1984)
「고려말(高麗末) 조선전기(朝鮮前期) 지장보살화(地藏菩薩畵)의 고찰(考察)」(김정희, 『고고미술』157,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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