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영산전 팔상도는 경상남도 양산 통도사에 소장된 조선 후기의 불화이다. 1775년(영조 51) 포관, 유성 등 여러 비구가 함께 그렸다. 199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 작품은 부처님의 생애 중 중요한 부분을 여덟 장면으로 나누어 그린 팔상도이다. 석가모니가 인간세계로 내려오는 장면부터 열반에 들어 다비하는 장면까지 그려져 있다. 각 폭 화면 상단에는 팔상의 제목이 적혀 있다. 각 장면마다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설명하는 글을 써 놓았다. 이 팔상도는 많은 인물과 사건을 수목과 바위 등으로 적절하게 구분하여 표현하고 있다.
석가모니가 도솔천에서 육아백상(六牙白象)을 타고 사바세계로 내려오는 장면과 마야부인에게 입태되는 장면 등을 그린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 ), 룸비니에서 마야부인의 옆구리를 통해 석가모니가 출생하는 모습과 출생한 석가가 오른손으로 땅, 왼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외치는 장면, 구룡왕(九龍王)이 석가불의 몸을 씻겨주는 장면 등을 그린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 태자가 동문에 나가서 노인, 남문에 나가서 병자, 서문에 나가 장례행렬을 만나고, 북문에 나가서 출가사문을 만나 인생무상과 출가사문의 수도생활의 고귀함을 느끼게 되는 장면을 그린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출가를 결심하고 마부 차익과 함께 애마 칸타카를 타고 성을 넘어 출가하는 모습과 석가의 출가소식을 듣고 슬퍼하는 정반왕의 모습 등을 그린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출가한 석가가 머리를 자르는 모습을 비롯하여 수행을 마친 후 고행하는 석가를 위해 음식을 실어나르는 장면, 설산(雪山)에서 신선들과 수행하는 모습, 고행을 끝낸 후 니련선하에서 목욕하고 죽 공양을 받는 장면 등을 그린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수행 중 마왕 파순의 공격을 받아 마군을 물리치고 온갖 유혹과 위협을 물리치고 드디어 정각을 이루는 장면을 그린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부처가 된 석가가 녹야원에서 최초로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든 석가의 모습과 그를 슬퍼하는 제자들, 석가의 시신을 다비하는 장면 등을 그린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폭에는 화면의 우측 혹은 좌측 상단에 ‘제1도솔래의’, ‘제2비람강생’ 등 팔상의 제목을 적었으며, 화면은 거의 빈 공간이 없이 건물과 나무, 구름 등으로 적절하게 구도를 나누어 3∼4가지의 장면을 구분하여 묘사되었다. 또한 각 장면 옆에는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각 장면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글을 써 놓았으며, 건물에는 ‘정반왕궁(淨飯王宮)’, ‘입태전(入胎殿)’ 등 각 전각의 명칭을 적었다. 각 폭에는 거의 7, 80명에 달하는 많은 인물들이 표현되었으나 각 장면 장면 속에 적절하게 배치되었으며 묘사에도 생동감이 넘친다. 특히 화면의 중앙부 혹은 측면에 배치된 수목이나 바위는 뛰어난 필치로 처리되었으며, 건물에는 각 부재의 표현과 단청까지도 세밀하게 묘사하는 등 섬세하고도 세밀한 묘사력이 돋보인다.
1775년에 제작된 작품으로서 「예천용문사팔상도」(1709년), 「송광사팔상도」(1725년), 「쌍계사팔상도」(1728년) 등보다 다소 늦은 시기에 제작되었으며 일부 박락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8폭이 완전하게 잘 남아있으며 화면 구성이 뛰어나다. 많은 인물과 사건을 수목과 바위, 건물 등으로 적절하게 구분하여 효과적으로 표현하였으며, 특히 수목과 바위는 청록산수에 수묵기법을 혼용하여 일반산수화적인 요소도 보여준다. 인물은 생동감이 넘치며 건물은 공포와 단청까지도 세밀하게 묘사되었고 심지어는 화문석의 문양까지도 자세하게 표현되는 등 세밀하면서도 섬세한 필치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