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고종 22)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226㎝, 가로 145㎝. 2008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아미타삼존불만이 표현된 간단한 배치 구도이다. 조선 말기에 이르러 작은 크기의 화면에 매우 단순한 배치 구도가 성행한다. 이는 불전(佛殿)이 축소됨에 따라 나타난 대표적인 예이다.
푸른 하늘에 오색구름을 배경으로 솟아오른 연꽃을 딛고 선 아미타삼존상은 모두 단순한 원형 두광을 지니고 정면을 향하고 있다. 두 보살과 비교하여 다소 크게 묘사된 아미타불은 푸른색의 머리에 뾰족한 육계(肉髻), 둥근 정상 계주(頂上髻珠)와 중앙 계주가 모두 표현되었다.
왼손은 가슴 앞으로 들어 엄지와 장지를 맞댄 아미타구품인(阿彌陀九品印)이다. 그리고 오른손은 내려 엄지와 장지를 맞댈 듯 멋을 낸 손 모양이다.
법의(法衣)와 유사한 옷을 입은 두 협시보살은 똑같은 연꽃을 각기 들고 있다. 보관(寶冠)에는 그들 자신을 나타내는 화불(化佛)과 보병(寶甁)이 뚜렷하게 금채(金彩)로 강조되어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임을 알려 준다.
묵중하고 화려해진 보관과는 대조적으로 신체의 치레 장식은 앞 시대보다 억제되었다. 옷깃마다 그려 넣은 문양 표현이 섬세하다.
굴곡이 없는 원통형의 신체, 움츠린 듯한 어깨, 무표정한 얼굴, 비사실적인 인체 표현 등이 굳어져 나타난다. 특히, 어색한 필선(筆線)의 형태 표현 이외에도 남색을 사용한 어두운 화면에 단조로운 적색과 녹색을 습관적으로 무의미하게 반복, 채색하고 있다.
그래서 산만한 원색의 대비가 이루어지는 등, 형태 · 필선 · 채색 등에서 질적인 변모가 엿보인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좌상(坐像) 형식의 아미타설법도의 군도식 배치 구도와는 또 다른 새로운 면으로 대두된 삼존입상 형식이 한편에서 성행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