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중(護法神衆)을 그린 불화로, 조선 후기 1794년(정조 18) 설훈(雪訓), 덕민(德旻), 언보(言輔) 등 3인의 화승이 제작하였다. 비단 바탕에 채색한 작품으로 그림의 크기는 세로 144㎝, 가로 123.5㎝이다. 현재 대원사 선방(禪房)에 봉안되어 있으며, 2001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화면의 상단에는 제석천(帝釋天)과 천부중(天部衆), 하단은 위태천(韋駄天)을 중심으로 천룡팔부(天龍八部)가 배치되어 있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에는 아래위로 꽉 차게끔 인물들을 그려넣었는데, 상단의 중앙에는 화려한 보관을 쓰고 두 손으로 꽃을 받쳐 든 채 정면을 향해 상반신을 드러낸 제석천을 두고, 좌우에는 2보살과 일궁천자(日宮天子), 월궁천자(月宮天子), 주악천인(奏樂天人), 동녀(童女) 등을 배치하였다. 이들 뒤에는 병풍이 둘러져 있어 마치 실내와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하지만 상단과 하단을 구분 짓는 채운(彩雲)으로 인해 천부중들이 모두 구름 속에 묻혀 천상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구름으로 분리된 하단에는 위태천과 천룡팔부를 묘사하였다. 화면의 중앙에는 화염에 둘러싸여 새깃 같은 장식으로 장엄한 화려한 투구를 쓰고 두 손에 삼지창을 받들고 있는 위태천이 합장하고 서 있는데, 사각형에 가까운 얼굴과 작은 이목구비 등이 제석천의 얼굴과 유사하다. 위태천의 왼쪽에는 용왕과 호계대신(護戒大神) 등이, 오른쪽에는 산신(山神)과 복덕대신(福德大神) 등 호법신들이 각각 무기를 들고 당당한 모습으로 위태천을 옹위하고 있다. 이들은 무표정하고 온화하게 생긴 천부중들과는 달리 눈을 위로 쳐 뜨고 응시하는 모습에서 신장(神將)으로서의 용맹함이 잘 드러나 있다. 채색은 적색이 많이 사용되었으며 짙은 갈색과 백색, 황색, 청색, 금색 등이 함께 사용되었는데, 특히 위태천의 투구와 무기, 홀 등에 금색을 칠하여 다소 어두운 화면에 화려하면서도 밝은 느낌을 준다.
철선묘(鐵線描)에 의한 차분한 필선과 꽉 찬 듯한 구도 등에서 18세기 불화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보살과 신장 등의 형식화된 얼굴 모습과 어두운 적색 위주의 채색과 금색의 사용 등의 화법에서 19세기 불화로 이행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