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의 학자 신권(愼權, 1501~1573)이 지어 풍류를 즐기며 제자를 가르치던 곳으로, 2005년 1월 13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으며, 거창신씨 요수종중에서 관리해오고 있다. 요수(樂水)는 신권의 호로, 요수정은 수승대 건너편 솔숲에 부속건물 없이 홀로 세워진 1동의 중층 정자이다.
1542년(중종 37) 구연재와 남쪽 척수대 사이에 처음 건립하였으나,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 그 뒤 재건되었으나 수재로 무너지자 이를 피하기 위해 1805년(순조 5) 후손들이 수승대 건너편 현 위치로 이건하였다. 상량문에는 1800년대 후반에 수리한 기록이 있으며, 최근에는 지난 2009년 단청보수가 실시된 바 있다.
집터만큼 넓은 너럭바위를 주춧돌로 삼아 지은 누정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이다. 건물 구조를 보면 계자난간을 둘러 걸터앉게 하였고, 마루 가운데에 판자로 한 칸의 온돌방을 만들어 놓고 있다. 또한 굴뚝을 뒤축 축대로 냄으로써 그 묘미를 더하였고, 지붕 용마루 밑에 암키와와 수키와 한 벌로 덧댄 눈썹이 특징을 이루고 있다. 이는 용마루 아래 물이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함양과 거창 지역의 누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건축양식이다. 정자의 마루는 우물형식이고 사방에 계자난간을 둘렀다. 종보가 있는 5량 가구로 기구의 짜임이 견실하고, 네 곳의 추녀에는 정연한 부채살 형태의 서까래를 배치하여 세부장식에서 격조 높은 정자 건물의 양식이 잘 반영되어 있다.
예로부터 자연의 기운에도 새로운 창조가 시작되는 삼합(三合)이 있다고 하는데, 바위와 물, 그리고 소나무가 함께 갖추어진 곳이 바로 그곳이라는 것이다. 바위의 화기(火氣)와 물의 수기(水氣)가 서로 상극인데, 목기(木氣)인 소나무가 중화적 매개체로 연결되어 영지(靈地)를 일구어낸다고 한다. 이 요수정이 자리한 곳은 너럭바위와 물, 그리고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어 완벽한 삼합지로 풍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우리나라에는 오래된 누정이 400여 개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선조들의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어울려 벗하기를 좋아했던 그 시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수승대에 자리잡은 이 누정은 지리적 삼합을 이룬 영지로 그 건축적 의의가 높다. 특히, 추운 산간지역 기후를 고려하여 누정 내부에 방을 놓는 등 지역적 특성이 잘 반영된 거창 지역의 대표적인 국가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