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강원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금선묘. 세로 61㎝, 가로 40㎝. 월정사 성보박물관 소장. 검은색 비단 바탕에 금선(金線)으로 관음보살과 선재동자를 표현한 선묘(線描) 불화이다. 조선 후기에 조성된 관음보살도와 다르게 관음보살이 물결치는 파도 위에 서 있고 오른손을 내려 옆에 있는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쓰다듬는 모습이 묘사되었다. 이 독특한 도상의 불화는 1790년에 신겸(信謙)이 조성하였다.
운수암 관음보살변상도는 원통전이나 관음전과 같이 단독 전각의 후불도(後佛圖)보다는 암자의 수행용으로 제작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후기 관음보살도는 보타낙가산에 앉아 있는 관음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 선재동자와 용왕이 표현되는 것이 일반적인 형식이지만 운수암 관음보살변상도는 이와 다르게 일렁이는 파도 위에 관음보살과 선재동자가 서 있는 형식을 하고 있다.
구성만이 아니라 존상 표현과 도상도 다른 관음보살도와 다르게 관음보살은 삼고저(三鈷杵) 형상의 보관을 쓴 동자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어깨에는 운견(雲肩)을 걸치고 있다. 왼손에는 버들가지를 쥐고 오른손은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어루만지고 있다. 선재동자는 관음보살 뒤에 서서 합장을 하고 있다. 운수암 관음보살변상도의 핵심적인 표현은 관음보살이 오른손으로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지는 모습이다. 관음보살 좌우에는 이 모습을 설명하는 “관음보살변상(觀音菩薩變相), 남순동자마정수(南巡童子摩頂手)”란 글이 적혀 있다. 이 표현은 입법계품(入法界品)을 중심으로 서술한 『40화엄경』에서 관음보살이 오른손을 선재동자의 정수리에 내려뜨려 그를 찬탄하는 내용과 관련 있으며, 고려 후기에 저술된 체원(體元)의 『화엄경관자재보살소설법문별행소(華嚴經觀自在菩薩所說法門別行疏)』에도 실려 있다. 조선 후기에 유통된 화엄경 서적을 통해 신겸은 선재동자 정수리에 오른손을 얹는 관음보살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이를 관음보살변상으로 표현하였다. 관음보살이 선재동자에게 마정수하는 도상은 많지 않지만 의성 운람사 대웅전과 김천 직지사 대웅전의 벽화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운수암 관음보살변상도는 교학(敎學)을 바탕을 둔 신겸의 새로운 도상 창안 능력과 세필로 묘사된 관음보살과 선재동자의 아름다운 자태부터 휘날리는 천의와 일렁이는 파도 등에 표출된 필력을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이다.
운수암 관음보살변상도는 액자형 불화로, 제작 당시의 장황 그대로이지만 현재 유리 액자를 덧댄 상태이다. 성근 비단에 검은색으로 바탕을 칠하고 관음보살과 선재동자의 얼굴과 손, 발은 금니로 칠하고 의복과 나머지 부분은 금선으로 묘사하였다. 보살의 콧수염과 입술, 버들가지에 홍색과 녹색의 색을 사용하였다. 선재동자의 얼굴과 화면 일부가 박락되었지만 전체적으로 제작 당시의 표현과 색감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 후기 관음보살도의 전형을 벗어나 새로운 도상과 형식을 보여주는 불화이다. 신겸의 초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구성과 존상 묘사 및 세부 표현에서 뛰어난 기량과 필력을 보여주며 새로운 도상과 형식을 추구했던 작가의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미술사적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