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빛으로 이 세상을 비춘다는 보살이다. 독존으로 신앙되기보다는 아미타삼존불의 오른쪽 협시보살로 표현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왼쪽에 위치한 자비를 상징하는 관세음보살과 함께 삼존불로 제작된다. 대세지보살은 세지 또는 득대세(得大勢)라고도 하며, 지혜의 빛으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골고루 비춘다는 뜻에서 무변광(無邊光)이라고도 부른다.
정토교의 경전인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 나오는 “원광(圓光)을 지닌 채 온 세상을 폭넓게 비추고 있다. 머리 꼭대기의 육발(肉髮) 위에는 한 개의 보배병〔寶甁〕을 이고 있다.”에 의거하여 머리의 보관에 보병이 있으면 대세지보살상으로 인지한다.
불교미술이 시작되는 초기부터 유행하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작품으로는 부여 구아리에서 출토된 백제의 석조보살두 보관 중앙에 보병이 있는 사례가 처음으로 등장하며, 이후 군위 석조아미타삼존불상의 오른쪽 협시보살의 보관에도 같은 도상의 세지보살상이 보인다.
『삼국유사』 권제3 「대산오만진신(臺山五萬眞身)」조에 ‘남대(南臺) 기린산(麒麟山)에는 팔대보살(八大菩薩)을 머리로 한 일만대세지(一萬大勢至)가’라는 구절이 등장하여 자장(慈藏, 590~658)이 활동했던 시대에도 그 존명이 알려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7세기경에는 머리에 보병을 갖춘 대세지보살상의 도상과 존명이 성립되었음이 확인된다.
이렇게 아미타삼존불의 경우 관음이나 세지보살상에 화불이나 보병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없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본존이 아미타불인 경우 오른쪽 협시보살은 대세지보살상으로 인지된다. 조선시대에는 관음보살과 함께 연화가지를 들고 있는 사례가 많은 편이다.
대세지보살상은 정토삼부경에 따른 아미타신앙에 따라 발전한 보살로서 아미타불의 오른쪽에 위치한 협시보살상으로 제작되었다. 독립적인 신앙체계를 갖추기 보다는 아미타신앙과 더불어 성행하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