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비단바탕에 채색. 1755년작. 한 화폭에 비로자나불과 석가모니불, 노사나불 등 삼신불을 중심으로 여러 권속들을 함께 그린 삼신불회도로서 처일(處一)과 성징(性澄), 유성(有性), 포관(抱寬) 등 19명의 화승이 함께 제작하였다.
18세기에는 비로자나와 석가, 노사나를 세 폭으로 나누어 그리는 삼신불화가 유행하였지만 이 불화에서는 삼신불을 모두 한 폭에 배치한 점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구성은 1650년 갑사 삼신불 괘불도에서처럼 일찍이 나타나지만 19세기에 이르러 유행한 형식이다. 그러나 인물을 겹쳐 그리는 19세기 삼신불회도와는 달리 인물과 인물 사이에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화면 중심의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노사나불과 석가불은 좌우 대칭되게 존상을 구성하고 있다. 비로자나불이 앉아 있는 불단 앞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있고 좌우로 6존의 보살이 서 있으며, 그 위로 가섭과 아난을 포함한 10대 제자, 용왕과 용녀를 비롯한 야차, 건달바 등의 팔부중이 자리하고 있다. 노사나불과 석가불 주변에는 협시보살을 그리지 않고 사천왕, 제석천과 범천, 팔금강이 서로 대응되게 배치되었다. 화면 상단에는 오색구름이 그려져 있고 좌우에서 시방불이 모여드는 모습이 표현되었다. 이 불화에서 주목되는 도상은 노사나불로서, 일반적으로 노사나불은 양손을 든 설법인을 취하고 있지만 여기에서는 연꽃을 든 보살형 여래로 표현되었다. 이처럼 연꽃을 든 노사나불의 모습은 수도사 노사나괘불도(1704년)과 통도사 노사나괘불도(1792년)에서도 볼 수 있는데, 괘불도를 제외하고 후불도로서는 이 작품이 유일하다.
많은 존상을 표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존상들의 시선을 비로자나불에 향하게 하고, 존격에 따라 크기를 달리해 전체적으로 구성이 안정되고 통일감이 있다. 비록 습기로 인해 화면이 오염되어 있지만 적색과 녹색의 색채가 선명하고 두 색의 대비를 적절히 사용하여 많은 색채를 사용하지 않아서도 각 존상이 명징하게 드러난다. 또한 구도에서는 총 40구에 달하는 많은 인물들을 표현하면서도 위로 갈수록 인물을 작게 표헌하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어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삼신불을 한 화면에 배치하는 드문 형식의 삼신불회도로서 안정된 화면 구성과 균형잡힌 인물표현, 적색과 녹색이 대비를 이루는 차분한 색감 등에서 18세기 불화의 높은 격조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