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8절면 화첩 형식으로 전하는데, 제3면과 제4면에 걸쳐 친정(親政)을 행하는 광경을 담은 「갑인춘 친정도(甲寅春親政圖)」가 자리하고 있다. 이어지는 제5면과 제6면에는 입시(入侍)한 관원들의 좌목(座目)이 실려 있다. 비단 바탕에 수묵채색으로 그렸고, 그림의 크기는 세로 42.6㎝, 가로 55.8㎝이다. 동아대학교 박물관의 소장품이며, 2010년 9월 20일에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갑인춘 친정도」는 영조가 1734년(영조 10) 2월 9일창덕궁(昌德宮) 희정당(熙政堂)에서 행한 친정을 기념하여 제작한 기록화이다. ‘친정’이란 왕이 직접 인사 행정을 수행하는 일을 가리키며, 영조의 경우에 즉위 후 2∼3년 간격으로 친정을 행하였는데, 1734년(영조 10)의 친정은 7번째였다. 그림은 당시 도화서(圖畵署)에 소속되어 있던 화원(畵員)이 담당했을 테지만, 정확한 성명이 밝혀져 있지 않다.
화면은 희정당 구역 내외의 건물들이 기본 틀을 형성하는 가운데, 차일(遮日)을 친 희정당 내부에서 진행 중인 친정 장면을 담고 있다. 영조의 모습은 관례대로 일월오봉병(日月五峯屛)과 의자만으로 처리했고, 그 앞쪽 좌우에 입시한 관원들이 질서정연하게 자리하고 있다. 자를 사용해 반듯한 선으로 그리는 전형적인 계화법(界畵法)으로 건축의 형태를 묘사하고, 인물도 세필(細筆)로 정성들여 표현했다. 또 희정당 외곽에 연운(煙雲)을 드리워 행사의 권위를 암시하는 동시에 상서로운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화면의 내용이 함께 실린 좌목뿐 아니라 『영조실록(英祖實錄)』의 해당 기사와도 일치하여 기록화 제작의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
「갑인춘 친정도」는 1폭의 그림과 좌목만으로 소략하게 구성되었으나 작품의 제작 시기와 행사 내용, 참여 인사들의 성명까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록화이다. 또 영조대 제작된 기록화 중 비교적 이른 시기의 작품이며, 18세기 전반 궁중기록화의 제작 관습과 화풍을 두루 엿볼 수 있는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