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침략을 불력으로 물리치고자 1244년(고종 31)에 판각한 재조대장경 중 일부인 『대반열반경』의 판본이다. 충청북도 단양 구인사 소장 『대반열반경』은 지질이나 인쇄 상태를 고려해 볼 때 조선시대에 찍은 것으로, 2012년 4월 6일에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재조대장경은 1244년(고종 31)에 몽골의 침략을 물리치고자 대장도감(大藏都監)에서 판각한 것이다. 『대반열반경』 상 · 중 · 하는 전체 대장경 목록 천(天)에서 내(奈) 함 가운데 연(淵)의 함차순에 해당하며, 세 가지 판본 중의 하나이다. 선장의 경우, 전체 1,339책 중 1책에 불과한 분량이다.
대장경은 고려 후기를 지나 조선시대에도 여러 차례 인경된 것으로 보인다. 각 도서관 등에 소장된 대장경은 조선 말기에서 일제강점기, 그리고 1963년에 인경된 것들이다. 조선 초기에는 일본의 요구에 의해 다수의 인경이 이루어졌고, 조선 말기나 일제강점기, 1963년 등 최근에도 여러 차례 학술적 목적 등으로 인경이 이루어졌다.
이 책은 상 · 중 · 하 3권 3축의 목판본 권자(축) 본이다. 상하 단변의 본문은 장당 23행 14자로, 전곽의 크기는 22.3×47.1㎝(권상), 22.4×46.8㎝(권중), 22.5×47.0㎝(권하)이다. 두루마리의 크기는 3권 모두 세로 34.0㎝ 내외이나, 가로 길이는 1091.5㎝(권상), 1217.55㎝(권중), 1184.0㎝(권하)이다. 권상은 23장, 권중은 25장, 권하 25장이다.
표제는 따로 없으며, 권수제는 ‘대반열반경’으로 각권 하단에 ‘동진평양사문석 법현역 연(東晉平陽沙門釋 法顯譯 淵)’이라 하였다. 판심제는 '대반열반경권○ 제○장 연(大般涅槃經卷○ 第○張 淵)'이며, 3권 권말에 각각 ‘대반열반경 권상(大般涅槃經卷上)’ 계묘세고려국대장도감 봉칙조조 권상(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卷上), 대반열반경 권중(大般涅槃經 卷中) 계묘세고려국대장도감 봉칙조조 권중(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卷中), 대반열반경 권하(大般涅槃經卷下) 갑진세고려국대장도감 봉칙조조 권하(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卷下)라 하여 간기의 차이를 보인다. 계묘년은 1243년(고종 30)이고, 갑진년은 1244년(고종 31)이다.
이 책은 최근 개장을 하였고, 전체적으로 보관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다만, 권상의 첫 부분 법현역(法顯譯) 부분은 뒤쪽에 배접을 하고, 연(淵) 자는 따로 떼어 붙인 흔적이 남아있다.
『대반열반경』은 석가모니의 입적에 관한 경전인데, 여래의 몸은 색신(色身)이 아니라 불신(佛身)이고 법신(法身)이다. 여래의 법신은 상락아정(常樂我淨)하며, 일체 중생에게 모두 불성이 있다는 사상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세 계통의 번역본이 전하고 있는데, 북량(北凉)의 담무참(曇無讖) 번역본(北本)과 송의 혜엄(慧嚴) 번역본(南本)이 주종이며, 구인사 소장본은 동진(東晋)의 법현(法顯) 번역본이다. 이 경전은 동진 안제(安帝) 의희(義熙) 연간(416~418)에 번역된 상 · 중 · 하 3권이다.
현재까지 법현 역본의 『대반열반경』은 지정된 사례가 없을 정도로 희귀한 자료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나 1963년에 인경한 간본이 동아대학교 도서관과 동국대학교 도서관에 수장되어 있어, 인본의 지질 등 인경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