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암 자수 지장보살도 ( )

회화
작품
문화재
서울특별시 종로구 지장암에 소장된 조선말기의 자수지장보살삼존도.
정의
서울특별시 종로구 지장암에 소장된 조선말기의 자수지장보살삼존도.
구성 및 형식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는 자수지장보살도(1917년)로서, 청련 대좌에 가부좌를 한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좌우 협시인 무독귀왕과 도명존자만을 간단하게 표현한 지장보살삼존형식을 취하였다. 조선말기의 대표적 시주자인 강재희(姜在喜)가 대화주로 참여하였으며, 서울 경국사의 화승 보경보현(寶鏡普賢)이 출초한 초본을 바탕으로 수사(繡師) 안제민(安濟珉)이 수를 놓았다.

내용

1917년 작. 본존인 지장보살은 원형의 두광과 신광을 배경으로 넘실거리는 파도 위에서 솟아오른 청련 대좌에 앉아 오른손을 위로 하고 왼손을 아래로 하여 백색의 보주를 감싸 쥐고 있다. 승형의 머리에 얼굴은 둥근 편인데 이목구비가 작고 중앙으로 몰려있지만 원만한 상호를 보여준다. 안에는 녹색의 내의를 입고 겉에는 붉은 바탕에 녹색단의 가사를 걸쳤는데, 내의를 묶은 붉은 띠 매듭이 대좌 아래까지 길게 늘어져있다. 지장보살의 왼쪽(향우)에는 비구모습의 도명존자(道明尊者)가 지장보살을 대신하여 석장을 들고 있으며, 오른쪽(향좌)에는 무독귀왕이 원유관(遠遊冠)을 쓰고 지장보살을 향해 합장하고 서있다. 두 협시 모두 넘실거리는 파도 위에 서서 보살을 협시하고 있다. 지장보살의 두광과 신광 밖으로는 구름이 가득 둘러져 있고 채운 밖으로는 오색의 광선이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으며, 화면 가장자리에도 구름이 둘러져 있어 화면 전체가 구름으로 가득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림 아래에는 자수로 된 화기가 남아있는데, 화기에 의하면 이 수불(繡佛)은 강재희(姜在喜)가 대화주로 참여하였으며 보경보현(寶鏡普賢)이 초본을 그리고 수사(繡師) 안제민(安濟珉)이 수를 놓았다고 한다.

강재희는 구한말의 관료로서 1907년(융희 1)과 1908년(융희 2)에 수국사와 불암사의 불화를 조성하고 불상을 개금하는 불사를 행하였으며 무려 1천권에 달하는 불경을 간행하는 등 활발한 불사를 행하였다. 또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의 안양암과 지장암을 중건하였는데, 이 수불은 지장암을 중건하기 7년전인 1917년에 조성하여 지장암에 봉안했던 것이다.

수를 놓은 안재민은 안창민(安昌珉), 아들 안근석과 함께 조선말기 왕실의 대표적인 수사집안인 안씨 일문으로, 이 불화 외에 극락선원 자수사십이관음도(1917년)를 제작하였다. 또한 이 작품의 초본을 출초한 보경보현(寶鏡寶賢)은 1890년(고종 27)에 서울에서 태어나 13세 때 서울 성북구 경국사에서 출가한 뒤 1979년 입적할 때까지 경국사에 머물면서 활동하던 화승이었다. 그는 1916년 고산축연(古山竺演)과 함께 강화도 전등사 대웅전의 후불도와 신중도를 제작한 것을 시작으로 인천 청련사 감로도(1916년), 서울 지장암 자수지장보살도 및 극락선원 사십이관음도 추본(1917년), 전등사 강설당 아미타후불도(1918년), 법주사 수정암 칠성도와 산신도, 독성도(1921), 화계사 삼성각 독성도(1922년), 서울 지장암 자수아미타괘불도(1924년) 초본, 미타사 산신도(1935년), 청룡사 명부전 지장시왕도(1959년), 경국사 영산전 신중도(1966년) 등 주로 서울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불화를 제작하였다. 보현은 축연의 제자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초기에는 축연과 함께 전등사 대웅전 후불도와 신중도 및 인천 청련사 감로도 등을 제작하다가 1917년에 서울 지장암 자수지장보살도 초본을 단독으로 제작하면서 이후 수화승으로 활동했던 것 같다. 그는 축연의 서양화법을 계승하여 음영이 두드러진 작품들을 많이 제작하였다. 2012년 5월 3일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현황

이 불화는 비록 규모는 작은 편이나 하단부에 조성시기와 화원을 알려주는 화기가 잘 남아 있으며, 수(繡)의 형태와 색채의 변화없이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의의와 평가

지장보살과 도명존자, 무독귀왕 등 지장보살삼존도를 자수로 만든 작품으로 1917년에 제작되었다. 현재 근대기의 자수불화로는 이 불화와 천수천안관세음보살도(1910년), 극락선원 사십이수관음도(1917년), 지장암 아미타불괘불도(1924년) 등 몇 점만이 전하고 있는데, 왕실의 수사가 수놓은 작품답게 다양한 자수기법을 응용하여 제작한 것으로서 전통자수불화의 뛰어난 기법과 양식을 보여준다.

참고문헌

「지장암 수(繡)아미타삼존괘불도」(문명대,『강좌 미술사』33, 2009)
문화재청(www.ch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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