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효중(尹孝重)의 「물동이를 인 여인」은 한복 차림의 고무신을 신은 젊은 여인이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걸어가는 모습을 제작한 목조상이다. 「조(朝)」라는 제목으로 1940년 제19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을 했던 작품이다. 제목 「조(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여인이 아침 일찍 물을 길어 오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비교적 짧은 치마에 저고리의 소매를 걷어 올린 여인의 모습은 소박하고 부지런한 한국여성의 전형으로서 향토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실제 인물의 2/3정도의 크기인 이 인물상의 인체비례는 물론 물동이와 인체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주며, 얼굴의 표정과 전체 동작의 표현 역시 대단히 자연스럽다. 특히 옷감의 유연함과 조각칼의 맛을 적절히 살린 표현에서 나무를 다루는 작가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
윤효중은 한국 최초로 일본 도쿄미술학교[東京美術學校]에서 목조각을 전공한 작가로, 1937년에 도쿄미술학교 조각과 목조부에 입학하여 1941년에 졸업했다. 일제강점기에 도쿄미술학교 조각과를 다닌 작가들이 대부분 소조부에서 공부한 것과 달리, 윤효중은 배재고보 스승이자 선배 조각가였던 김복진의 권유로 목조각을 전공했다.
「물동이를 인 여인」은 윤효중이 도쿄미술학교 재학 중에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하여 입선한 작품으로, 나무를 다루는 그의 탁월한 솜씨를 잘 보여준다. 이 작품이 조선미전에 출품되었을 때, 김복진은 “조선미전이 생긴 이후 비로소 정칙(正則)적인 목조수법을 갖춘 작품… (중략)… 윤군의 「아침」이야말로 조선미전 조각부에 새로운 일선을 가한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