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소 (tor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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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작품
조각가 김세중이 1957년에 나무로 토르소 형식의 인체를 표현한 조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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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각가 김세중이 1957년에 나무로 토르소 형식의 인체를 표현한 조각상.
개설

머리와 팔다리가 생략된 토르소 형식의 조각은 현대 조각에서 마이욜(Aristide Maillol, 1861~1944)과 브랑쿠시(Constantin Brancusi, 1876~1957) 같은 서양 조각가들이 시도한 현대 조각의 한 유형이다. 마이욜은 비교적 사실적으로 인체를 표현한 반면 브랑쿠시는 보다 추상적으로 인체에 접근했는데, 김세중의 토르소는 콘트라포스토(contrapposto)가 강조된 동세를 지닌 마이욜의 유형에 속한다. 사실적인 재현을 중시하던 우리나라 미술대학의 아카데믹한 조각 교육 과정에서는 두상에서 전신상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의 과제로 토르소를 가르치기도 했다.

내용

목조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김세중의 「토르소」는 윤효중의 「물동이를 인 여인」(1940)이나 「현명」(1942) 같은 한국 근대기 목조각의 흐름 속에 놓여 있다. 즉 사실적인 인체표현에서 반(半)추상으로 나가는 우리나라 현대 조각 초기의 양상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김세중의 「토르소」는 비교적 양감이 억제되고 세부 표현이 단순화되었는데, 이런 점에서 인체의 볼륨이 강조된 마이욜의 토르소와 구분된다. 골반, 허리, 어깨선을 서로 엇갈리게 하여 신체의 역동성을 살린 콘트라포스토 자세로 인체를 표현했지만, 정상적 비례로 표현된 가슴이나 골반 부분에 비해 허리는 의도적으로 길게 추상화되었다. 전반적으로 인체의 해부학적 특징은 살리면서도, 목과 팔이 잘린 부분의 마무리를 조형화한 방식이나 복부의 늑골과 배꼽 등의 세부 표현을 의도적으로 변형한 방식에서 작가의 예술적 감각과 능숙한 기교를 엿볼 수 있다. 그 결과 김세중의 토르소는 습작 단계를 넘어 작가의 의도를 담은 개성적인 작품이 되었다.

김세중은 교육자와 작가의 길을 병행한 작가로, 공공조각과 종교적인 내용의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고 순수조각은 많지 않다. 때문에 이 작품은 작가의 개인적인 작품세계를 짐작할 수 있는 드문 예임과 동시에 우리나라 현대 조각의 초기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사료이다.

참고문헌

『조각가 김세중』(김영나 외 지음, 현암사, 2006)
집필자
김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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