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전체 높이 5.16m. 현재의 운주사 대웅전에서 북쪽으로 약 40m 떨어진 거대한 암벽에 새긴 운주사 유일의 마애불이다.
암벽의 튀어나온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여 부조로 새긴 고려시대 마애불로 광배와 대좌까지 갖추고 있다. 매우 낮은 부조로 얼굴과 머리 부분만 약간 높이가 있고 나머지 부분은 선각에 가깝다. 육계는 두툼하게 솟아 있으나 머리와 이마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낮고 마모되었다. 희미한 눈썹과 좁은 삼각형의 우뚝한 콧날이 마애불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부분이다. 기다란 귀는 낮게 양각되었으며 입체감은 없지만 형체가 뚜렷하다.
편단우견(偏袒右肩)으로 법의(法衣)를 입고 있으나 오른쪽 어깨의 마모가 심해서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왼쪽 어깨에서 흘러내린 옷 주름과 오른쪽 소매의 옷 주름은 선각에 불과하며 그 선도 아주 가늘고 얕다. 광배는 머리부터 그대로 신체의 윤곽선을 따라 약간의 간격을 두고 부드럽게 암벽을 파낸 것으로 암시했다. 뾰족한 잎 끝을 아래로 내려뜨린 8잎의 꽃잎이 있는 대좌가 이 마애불에서는 비교적 복잡한 형체를 갖춘 것이다.
운주사 유일의 대형마애불로 어깨 이하는 선각에 불과한 조각이지만 얼굴 형태와 개념적인 이목구비의 표현이 운주사 불상군의 다른 불상과 같다. 그러므로 이 마애불과 같은 암벽을 이용한 불상도 다른 독립된 석불들과 마찬가지로 같은 시대에 함께 만들어졌음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