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높이 206.2~212㎝. 봉은사의 일주문 격인 진여문 양쪽에 2구씩 서 있었다. 이 사천왕상들 중에서 발원문이 발견되어 1746년에 여찬(呂贊)을 포함한 9명의조각승들이 조성한 사실이 밝혀졌다.
나무로 제작된 4구의 봉은사 사천왕상 중 3구는 꽃으로 장식된 원통형 보관을 쓰고 있지만 우측에 용을 잡고 있는 천왕만이 날개 장식이 달린 투구를 착용한 모습이다. 사천왕상은 모두 갑주를 두르고, 그 위로는 천의를 두른 무장의 모습이다. 각 대왕의 지물은 우측 두 대왕은 각각 깃대와 용을, 좌측 두 대왕은 비파와 칼을 쥐고 있다. 일반적인 조선 후기 사천왕상들이 발 아래 아귀나 인간을 밟고 있는 형상이 대부분이지만 봉은사 사천왕상에서는 이 같은 요소들을 찾아볼 수 없다.
사천왕상은 크게 뜬 눈과 굳게 다문 입 등 다소 과장된 모습이지만, 위압적이라기 보다는 해학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전달된다.
봉은사 목조사천왕상은 1746년에 여찬(呂燦), 신찰(愼察), 성현(性賢), 계학(戒學), 정일(淨日), 해운(海雲), 민휘(敏輝), 지언(智訔), 만근(萬根)이 조성하였다.
조각승 여찬은 수화승 금문과 함께 1706년에 칠장사 목조지장보살좌상과 시왕상을 조성하였고, 수화원으로 청양 장곡사 아미타후불탱을 직접 그리기도 하였다. 그리고 1720년에 속초 신흥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을 중수하였으며, 1726년에 수화원으로 강원 삼척 지장암 목조지장보살좌상을 조성하였다. 또한 스님은 1738년에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목조관음보살좌상(덕수3946)을 개금하고, 1741년에는 성주 선석사 목조지장보살좌상과 시왕상 등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봉은사목조사천왕상은 여찬의 다양한 불상 조성 양식을 살펴볼 수 있고, 조선 후기 시왕상의 시기별 변천 양상을 반영하는 존상으로 그 의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