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불상은 높이 57.8㎝, 무릎 폭 42㎝. 원래 순천 동리산 대흥사(桐裡山 大興寺)의 과거7불 · 53불상 중 제3비사부불(毗舍浮佛)로, 발원문을 통해 석조여래좌상이 1702년(숙종 28) 조각승 수일(守一)에 의해 조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순천 대흥사는 폐사되어 절터만이 남아 있다.
석조비사부불좌상은 높이 57.8㎝의 중형으로, 오른손을 무릎 위에 살짝 올려놓고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하는 자세로, 양손 모두 엄지와 중지를 맞댔다. 두상은 방형에 가까운 형태이다. 머리의 육계는 불분명하고, 반원형 정상계주와 원통형 정상계주가 빼곡한 나발들 사이에 조각되어 있다. 상호는 반개한 눈, 우뚝 솟은 코, 짧은 인중과 양 끝이 살짝 올라간 입술로 구성된다. 목 아래의 삼도(三道)는 두 줄만이 명확하게 새겨져 있다.
석조비사부불좌상은 승각기, 편삼, 대의를 걸친 전형적인 조선 후기 불상의 착의법을 따르며 옷주름은 간략한 선으로만 표현되었다. 가슴 중앙 승각기는 살짝 접힌 형태이고, 하반신에는 좌우 1가닥씩의 큰 주름이 대칭으로 펼쳐져 있다.
발원문을 통해 이 여래좌상은 순천 대흥사에 봉안하기 위해 과거7불 · 53불상 중 제3비사부불로 조성되었으며, 조각승은 수일임이 밝혀졌다. 발원문과 함께 출토된 복장물로는 후령통 1점과 「대불정수능엄신주다라니(大佛頂首楞嚴神呪陀羅尼)」 51매가 있다.
순천 대흥사의 과거7불 · 53불상은 사찰이 폐사되면서 현재 여러 사찰에 분산되어 봉안 중이다. 비사부불은 현재 정방사에 있으며, 다른 불상들의 일부가 전라남도 보성군 용연사와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극락암 등에 흩어져 있는 것이 최근에 밝혀졌다.
정방사 비사부불을 조성한 수일은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 활동한 조각승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수일의 불상들은 1675년 대구광역시 달성군 소재사 명부전 석조시왕상 일괄, 1676년 경상북도 청도군 적천사 명부전 석조 지장보살삼존좌상 및 시왕상 일괄, 1703년 경상남도 거제시 세진암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 등이 있다. 특히 수일의 과거7불 · 53불상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순천 송광사(1684년)와 선암사(1702년), 여수 흥국사(1689년) 등에 남아있는 과거7불 · 53불상 존상들과 함께 순천과 그 인근 지역에서 새롭게 유행했던 신앙 형태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