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표충사 아미타구품탱 ( ▽)

회화
유물
문화재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표충사에 있는 조선 후기의 아미타구품탱화.
정의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표충사에 있는 조선 후기의 아미타구품탱화.
개설

2008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84㎝, 가로 170㎝. 아미타불화는 서방극락세계를 주재하는 아미타불을 그린 불화로 여러 불화 중에서도 종류와 형식이 가장 많다. 그 중 극락구품탱화는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 근거하여 아미타불의 서방극락세계를 묘사한 그림으로, 극락에서 설법하는 아미타삼존과 중생들의 왕생 장면, 설법을 듣기 위해 모여드는 시방제불 및 청중 등을 그렸다. 원래 극락의 모습은 왕생인(往生人)의 근기(根機)에 따라 구품(九品)으로 나뉘지만 그림에서는 보통 7품만 묘사된다. 아미타삼존을 중심으로 상부에는 많은 불보살의 화불을 배치하고 중앙에 구품하생, 하부에 보수(寶樹), 보망(寶網), 보각(寶閣)을 배치하여 극락의 모습을 장엄하게 표현하였다. 극락구품도는 조선 후기에 경기도 ·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제작되었다.

내용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에 유행했던 관경16관변상도(觀經十六觀變相圖)의 16관 중 14~16관을 중심으로 그려져 있다. 화면의 상단 중앙에는 극락 연못에서 솟아오른 연꽃 위에 아미타불과 관음보살, 대세지보살 등 아미타삼존이 정면을 향해 앉아 있고, 그 옆으로 서방극락정토의 장엄한 전각이 묘사되었다.

아미타여래는 가슴이 넓게 드러나는 통견(通肩)의 대의를 입고 두 손을 가부좌한 무릎 위에 모아 선정인을 갖추었다. 관음보살은 오른손의 첫째와 셋째 손가락을 마주잡고 왼손에는 발(鉢)을 들었고, 대세지보살은 왼손에 경책을 들었다. 아미타삼존의 위로는 좌우 각 27구씩의 부처가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데 이들 사이로 보수(寶樹)가 한 그루씩 서있으며 보수 위로는 공작과 가릉빈가가 날아가는 등 극락정토의 모습이 실감나게 묘사되었다. 아미타삼존이 앉아있는 구품연못에는 보살형과 비구형, 속인형의 왕생자가 합장하고 연꽃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고, 구품연못 좌우에 전각에는 불보살이 나란히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극락왕생자를 묘사한 구품연못과 불보살을 표현한 중단 부분은 아마도 『관무량수경』 14~16관의 상품과 중품, 하품의 왕생자를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못 아래 하단에는 화려한 보개를 가진 구품연대(九品蓮臺)가 있으며, 그 아래 원형의 제1관인 일상관(日想觀)이 그려져 있다. 일상관의 좌우로는 비구와 주악천인, 팔부중, 사천왕, 공양보살상 등이 보련(寶輦)을 받들고 있는데, 이것은 망자의 영혼을 극락으로 데려가는 가마로서 감로왕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채색은 적색과 녹색, 청색, 백색 등이 사용되었고, 특히 적색이 주조색을 이루고 있어 19세기 말기 불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징

표충사 극락구품탱화는 극락정토의 모습을 조밀하고도 세밀하게 화면 전체에 묘사하고 있는 관경16관변상도(觀經十六觀變相圖)의 축소판으로 조선 후기 변화된 도상을 잘 나타낸다. 특히 18세기 후반경 이후 경상도와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성행한 도상과 채색에서 19세기 불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또한 화기를 통해 원 봉안처는 표충사의 산내 암자로 추정되는 승련암임을 알 수 있다.

의의와 평가

표충사 구품탱은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에 성행했던 관경16관변상도를 축소해 그린 것으로, 극락에서 설법하고 있는 아미타삼존을 크게 부각시켜 그림으로써 관경변상도의 도상이 조선 후기에 이르러 변화된 모습을 잘 보여준다. 아울러 이와 같은 극락구품도는 19세기 말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였는데, 동화사 염불암 극락구품도(1841년), 지장사 극락구품도(1893년)는 이 작품과 도상이 거의 비슷하여 동일한 초본에 의해 그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품연못을 화면 중앙에 묘사하고 화면이 꽉 찰 정도로 많은 인물과 전각 등을 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방극락정토의 모습을 장엄하게 표현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한국의 불화』통도사 말사편 하(성보문화재연구원, 1997)
「조선후기 극락구품도 연구」(신은수, 동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1)
「조선후기 고양 흥국사의 극락구품도」(홍윤식, 『초우황수영박사고희기념 미술사학논총』, 1988)
문화재청(www.cha.go.kr)
집필자
김미경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