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는 조선 개국 이후인 1395년(태조 4) 수륙재를 개설하기 시작하였고, 1397년(태조 6)에는 왕명으로 수륙사를 개설하여 왕실 중심의 수륙재가 전승되었다. 연산군 때까지 수륙재에 대한 다양한 기록이 『 조선왕조실록』에 남아 있는데, 연산군 때 혁파되었지만 1916년 진관사 마포 포교당에서 수륙재를 설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혁파 이후에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진관사 수륙재는 승려 진관, 승려 자운의 노력에 힘입어 1977년 현재의 모습으로 재현되었고, 2010년 장엄과 지화 일체를 복원하여 해마다 설행하다가 2013년 12월 31일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
진관사 수륙재는 칠칠재 형식으로 설행되고 있어 양력 8월 말 무렵 입재를 시작하여 7일 간격으로 초재부터 6재까지 의례를 설행하다가, 10월 둘째 주 토요일에 마지막 회향을 낮재와 밤재 형식으로 이틀간 진행하면서 마무리한다.
칠재의 회향법회가 흔히 말하는 진관사 수륙재로 그 세부적인 재차는 다음과 같다. ① 시련으로 일주문 밖에서 영가를 모셔온다. ② 대령으로 모셔온 영가에게 간단한 공양을 올리고 부처님을 뵙기 위해 기다리게 한다. ③ 관욕으로 영가를 깨끗하게 씻겨 정결한 존재로 변화시킨다.
④ 신중작법으로 불법을 수호하는 여러 신중을 모셔 도량의 옹호를 청한다. ⑤ 괘불이운으로 부처님을 의미하는 괘불을 수륙도량에 모신다. ⑥ 영산작법으로 영산법회를 재현하여 부처님과 불법을 찬탄한다. ⑦ 법문으로 고승대덕을 모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는다. 여기까지는 낮재라고 하여 수륙재 설행을 위한 준비단계이다.
⑧ 수륙연기로 수륙재를 개설하게 된 연유를 밝힌다. ⑨ 사자단으로 수륙재에 모실 여러 성중에게 법회를 알릴 사자를 청해 모시고 공양을 올린다. ⑩ 마구단으로 사자가 타고 온 말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으로 사자단과 동시에 진행한다. ⑪ 오로단으로 다섯 방위의 길을 열어 여러 성중을 수륙도량에 모신다.
⑫ 상단소청, 중단소청, 하단소청이 진행된다. 상단소청은 불보살을 청해 모시고, 중단소청은 보살 성중을 모시며, 용왕을 모시는 용왕단을 함께 설행한다. 하단소청은 영가를 청해 모신다. ⑬ 상단권공과 중단권공으로 상단권공은 상단에 모신 불보살께 공양을 올리고, 중단권공은 중단에 모신 보살과 성중께 공양을 올린다. ⑭ 하단시식으로 하단에 모신 영가들에게 공양을 올린다. ⑮ 봉송회향으로 수륙재에 모신 모든 존재를 보내드린다.
진관사 수륙재는 수륙재의 일반적 흐름을 따르고 있는데, 수륙연기는 진관사 수륙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의례이다. 진관사 수륙재에는 시련소, 대령소, 관욕소의 3단과 상단, 중단, 하단, 오로단, 사자단, 마구단, 용왕단의 7단을 설단하고 불화, 각종 번, 깃발, 지화 등의 여러 기물로 장엄한다. 이 가운데 지화는 진관사 신도들이 힘을 모아 울력으로 제작하고 있어 수륙재에 대한 신심을 드러낸다.
진관사 수륙재에는 음악인 범패와 무용인 작법무가 불교예술의 정화로 의례를 다양하고 화려하게 꾸미고 있으며 승려 동희, 승려 동환 등이 중심이 되고 있다. 현재 진관사수륙재학교를 중심으로 전승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