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2년(영조 18) 제작되어 보경사 적광전에 봉안된 비로자나불도이다. 법신(法身)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을 독존(獨尊), 삼존(三尊), 군도 형식으로 그린 불화이다.
삼베 바탕에 전체 크기 세로 291㎝, 가로 291.9㎝ 화면에 선묘로 조성된 불화이다. 붉은색으로 전체 바탕을 칠한 후 불보살의 피부만 육색을 칠하고 분선(흰색) 선묘로 그려서 색이 뚜렷하게 대조을 이룬다.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문수보살, 보현보살을 비롯한 보살 6위, 사천왕 4위와 권속이 둥글게 에워싼 구도이다.
비로자나불은 한 장의 연판형식 광배를 갖추고, 통견의를 입고 지권인을 결하고 사각대좌의 연화좌 위에 앉아 있다. 본존 양 옆으로 오른쪽에 여의를 든 문수보살과 왼쪽에 연꽃가지를 든 보현보살이 정면관으로 서 있고, 그 위로 정병을 든 관음보살과 경권을 든 세지보살과 합장한 보살 2위가 측면관으로 배치되었다.
화면 아래로 사천왕이 각각 비파, 검, 용과 여의주, 탑과 보차를 들고 양쪽에 2위씩 자리하였다. 화면 위 선과가 담긴 반을 든 동자와 동녀, 아난 · 가섭, 사자와 코끼리를 머리에 쓴 팔부중 2위(건달바, 야차)가 있다. 얼굴 상호는 원만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육색 바탕에 그려져 있다. 화면 중앙에 백색선으로 삼전패(三殿牌)를 그리고 황색으로 주상전하, 왕비전하, 세자전하의 안녕과 장수를 기원한 것도 매우 특이하다. 제작 화승으로는 뇌현(雷現), 밀기(密機), 석잠(碩岑)이 참여하였다. 수화승 뇌현(雷現)의 유일한 대표작이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비로자나불도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작례로 삼베 바탕에 붉은 칠을 하고 분선으로 그린 선묘 불화이다. 섬세한 필선과 문양이 매우 화려한 작품으로 바탕 재질, 채색 기법, 조성 연대 등이 귀중한 작품으로 조선 후기 비로자나불 도상 연구에 중요하다. 2018년 8월 21일 보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