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시왕도」는 조선 전기, 지장보살과 열 명의 판관을 그린 불화이다.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 호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1580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장보살삼존과 육광보살, 시왕, 권속 등 명부회의 주요 권속을 모두 구현하였다. 조선 전기 지장시왕도의 전형적인 구도와 배치법을 통해 16세기 불화 양식을 알 수 있다.
1580년(선조 13)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명부(冥府) 세계의 교주인 지장보살과 열 명의 판관을 그린 불화이다.
마본 바탕의 세로 129.0㎝, 가로 157.3㎝ 화면에 제작된 불화이다. 구도는 지장보살과 무독귀왕, 도명존자의 지장삼존을 중심으로 시왕, 육광보살, 선악동자(善惡童子), 사자(使者) 등 유명회(幽冥會)를 구성하는 모든 권속을 배치한 형식이다.
승형(僧形)의 지장보살은 녹색 원형 두광과 투명한 원형 신광을 갖추고 25조의 가사를 걸치고, 왼손에 육환장을 잡고 유희좌(遊戱坐)로 높은 사각대좌 위에 앉아 있다. 지장보살의 무릎 옆으로 무독귀왕과 도명존자가 측면관을 한 채 합장하고 서 있고, 옆으로 시왕이 통천관이나 면류관을 쓴 제왕 모습에 손에 홀을 들어 합장한 자세이다.
화면 양 모서리에 말과 소머리를 한 마두옥졸(馬頭獄卒)과 우두옥졸(牛頭獄卒)이 있다. 광배 옆으로 선악동자, 사자 등이 있고, 화면 윗부분에 육광보살이 좌우대칭으로 배치되었다.
화면 위로 넓은 여백에 화려한 구름이 펼쳐져 있고 아래 집중된 권속을 4열로 짜임새 있고 생생하게 표현되었다. 화면의 주요 색은 붉은색과 녹색을 사용하고 갈색과 검은색을 지물과 시왕의 복장에 채색하는 등 조선 중기의 부드러운 채색법을 보여 준다.
조선시대 16세기 불화는 대부분 일본 등 국외에 소재하고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호림박물관 소장 「지장시왕도」는 제작 시기가 1580년으로 16세기에 제작된 지장시왕도의 유일한 국내본으로 조선 중기 명부계 불교회화를 이해하는 의미가 크다. 2018년 6월 27일 보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