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천사(石泉寺)는 여수의 마래산(馬來山) 중턱에 있는데, 서쪽에는 충민사(忠愍祠)가 있다. 이 사찰의 창건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고려시대인 1195년(명종 25)에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이 창건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임진왜란 직후 옥형(玉炯)과 자운(慈雲)이라는 두 승려가 절을 창건했다는 것이다. 옥형과 자운은 이순신(李舜臣)을 도와 종군했는데, 이순신이 전사하자 그의 충절을 추모하고 순국 장병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충민사 옆에 이 절을 세웠다고 한다. 참고로 여수의 충민사는 1601년(선조 34)에 이순신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사당이다. 석천사라는 사찰명은 충민사 뒤편 큰 바위 아래에 있는 ‘석천(石泉)’이라는 샘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찰의 창건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기에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옥형과 자운의 시기에 실질적인 창건으로 볼 수 있는 대대적인 중창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사찰 건물로는 대웅전을 비롯해 의승당, 종각, 요사채 등이 있다. 대웅전은 팔작지붕에 앞면 3칸, 옆면 3칸 규모이며 안에는 삼세불상과 삼세후불탱화, 칠성탱화, 신중탱화, 지장탱화 및 동종이 있다. 건물은 화재로 없어진 것을 1985년에 새로 지은 것이고, 불상과 탱화도 이때 봉안한 것이다. 대웅전 옆에 있는 의승당은 맞배지붕에 앞면 5칸, 옆면 3칸의 건물이다. 이 건물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나라를 위해 종군한 승려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근래에 새로 지었다. 1983년에는 종각을, 1995년에는 요사를 복원하였다. 1996년에는 천불전이 건립되었다.
충무공(忠武公) 이순신과 생사를 같이했던 많은 의승(義僧)들의 얼이 깃들어 있는 호국 사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