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연구』는 북한의 조선어문연구회에서 1949년 3월 1일부터 발간한 월간 학술 종합 잡지이다. 1949년에 8번, 1950년에 3번 해서 총 11번에 걸쳐서 발간된 이 잡지는 북한 해방 공간에서 국어 생활 속 말과 글에 대한 지도적 역할을 한 잡지이다. 『조선어 연구』는 한국 전쟁 때문에 간행이 중단되었다가 1956년에 『조선어문』이라는 이름으로 격월호로 나왔고 이후 1961년부터는 『조선어학』과 『조선문학』으로 구분되어 나오다가, 1966년에는 다시 어문학 계간지 『어문연구』로 간행되어 그 명맥을 이어 갔다.
조선어문연구회 위원장이던 이극로는 『조선어 연구』 창간사를 통해서 이 잡지가 직접적으로 국어 교육을 맡은 교육자는 물론이고 우리말과 우리글을 연구하는 학자 및 일반으로 문필에 종사하는 이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전문 분야에 해당하는 잡지를 읽는 이라면 누구나 이 한글에 대한 잡지를 읽어야 하며, 특히 국어 교육을 제대로 받아 오지 못한 세대는 자신을 위하여 또 자녀들의 국어 교육을 위하여도 『조선어 연구』 잡지가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창간호 목차를 보면, 이 잡지의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논문(論文), 사조(思潮), 강좌(講座), 자료(資料)’로 나누어서 각종 어문 관련 내용을 담은 종합 잡지 성격을 띤다. 우리말 우리글에 대한 일반 논문은 물론이고 당시 소련의 유물론적 언어 이론을 소개하기도 하고, 송강 가사 등 고전 작품에 주석을 달거나 해설하기도 하고, 각종 고어 어휘를 정리하거나 방언 자료를 수집하는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어 연구』는 어학 잡지뿐 아니라 문학 잡지 성격도 있는 종합지 성격을 띠었다.
『조선어 연구』의 기능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조선어문연구회에서 기초한 『조선어 신철자법』(1948)을 홍보하는 역할을 이 잡지가 했다는 것이다. 두음법칙 적용을 하지 않는다거나 북한의 신문자 6개의 활용 방식을 적극 홍보하는 등 새롭게 발표된 『조선어 신철자법』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이 잡지를 통해 소련의 유물론적 언어 이론을 적극 소개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데, 이에 대해서는 김수경이 주된 역할을 하였다. 이 잡지를 통해서 ‘국문 운동의 선각자 주시경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한 신구현의 논문도 여러 편 등장한다. 김두봉, 이극로, 전몽수, 박상준 등 과거 조선어학회와 관련된 인사들이 이 잡지에서 많이 활동하기도 했거니와, 이들의 국가주의적 및 민족주의적 성향이 북한 정권에 부합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