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 국판, 1책, 본문 194쪽, 1934년 4월 5일 동광당서점 발행. 개정판: 제4판, 국판, 1책, 본문 176쪽, 1938년 6월 5일에 동광당서점 발행. 1945년판: 개정판의 지형을 써서 1945년에 정음사에서 발행.
『중등조선말본』은 본래 최현배가 조선어학회의 ‘한글 마춤법 통일안’(1933)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하여 낸 책이다. 당시 한반도 안에서는 물론이고 만주와 해외에서도 널리 사용된 문법 교과서이다. 최현배 개인으로는 이후에 나오는 기념비적 저서인 『우리말본』(1937)을 준비하는 가운데 나온 교과서이기도 하다.
『중등조선말본』은 문법의 용어[術語]를 기존과는 다르게 고유어로 새로 지어서 사용하였다. 또한 이전의 우리말 연구 방식이 분석적이었음에 대하여 이 책에서는 절충적인 방식으로 기술되어 있다. 종전의 방식이 조사와 어미를 단어로 보는 분석적 입장이었음에 비하여 이 책에서는 조사만 단어로 보고 어미는 단어로 보지 않는 절충식을 다르고 있다. 이는 최현배 개인이 쓴 『조선어의 품사분류론』(1930)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중등조선말본』(1934)은 처음 나온 지 5개월 만에 재판을 찍을 정도로 급속도로 퍼져 나갔으며, 1938년 6월에 제4판을 찍으면서 개정판을 발행하기에 이르렀다. 광복 후 1945년에 이 개정판의 지형을 써서 정음사에서 다시 간행하여 해방 공간에서 중등학교의 문법 교과서로 널리 사용되었다. 현행 학교 문법에서 조사를 단어로 보는 절충식이 정립된 것은 이 책에 근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등조선말본』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첫재 매[第一篇] 소리갈[音聲學], 둘재 매 씨갈[品詞論], 셋재 매 월갈[文章論]’이다. 즉 ‘음성학, 품사론, 문장론’의 3분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품사론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으며 전체 194쪽 가운데 150쪽을 할당하고 있다. 특히 ‘이름씨[名詞], 대이름씨[代名詞], 셈씨[數詞], 움즉씨[動詞], 어떻씨[形容詞], 잡음씨[指定詞], 어떤씨[冠形詞], 어찌씨[副詞], 느낌씨[感歎詞], 토씨[助詞]’의 10개 품사를 설정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특히 토씨[조사]와 잡음씨[지정사] ‘이다’를 품사로 인정하는 것이 주목된다.
『중등조선말본』은 일제 강점기뿐만이 아니라 광복 직후 해방 공간에서 학교 교육에서 중요한 문법 교과서로 역할을 하였으며, 2016년 현행 학교 문법 교과서에도 기초를 놓은 책이라고 평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