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우주론은 조선 후기 실학 사상가 홍대용이 『의산문답』에서 제시한 우주론 학설이다. 우주가 광활하여 중심과 주변을 구분할 수 없으며, 우주는 무한하여 지구나 태양을 포함한 어떤 천체도 그 중심일 수 없다는 내용이다. 홍대용은 『의산문답』에서 지구설, 지전설, 무한우주설 등의 여러 천문학적 관념을 통해 중화와 오랑캐, 인간과 금수(禽獸)를 구분하는 조선 양반 엘리트의 명분론적 세계관을 비판했는데, 그중에서도 무한우주론은 『의산문답』의 사상을 뒷받침하는 가장 근본적인 우주론적 전제의 역할을 하였다.
홍대용(洪大容)은 『의산문답(毉山問答)』에서 조선 후기 양반 엘리트들의 중화주의적 세계관을 자신의 독특한 우주론으로 비판하였는데, 무한우주론은 홍대용의 우주론에 근본적 전제의 역할을 하였다.
『의산문답』은 헛된 명분에 사로잡힌 조선 유학자를 상징하는 허자(虛子)와 그를 계몽해 주는 실옹(實翁) 사이에 이루어진 가상의 대화로 구성된다. 실옹은 다양한 천문학적 · 우주론적 의견을 통해 중화와 오랑캐, 인간과 금수(禽獸)를 구분하는 허자의 사고를 비판하였다. 예를 들어, 땅이 둥글다는 관점에 따라 둥근 지구 위에는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불가능하며, 따라서 중국도 서양도 중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튀코 브라헤(Tyco Brahe)의 우주 체계, 즉 달과 태양은 지구를 중심으로 돌지만, 나머지 행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관점도 홍대용에게는 우주에서 중심과 주변의 엄격한 구분이 불가능함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이상의 논거는 모두 서양 예수회 선교사들이 전해준 천문 지리학에서 따온 것이지만, 홍대용은 서양 과학을 넘어서는 우주론적 학설을 도입하여 생각을 좀 더 확장하고 강화하였다. 그 핵심이 바로 무한 우주의 관념이었다. 서양 선교사들이 전해준 천문학이 여전히 지구 중심의 중세적 세계상을 벗어나지 못하였다면, 홍대용은 우주의 외연을 무한히 확장함으로써 우주 전체에 어떤 중심이 있다는 생각을 근본적으로 부정하였다. 그에 의하면 지구도 태양도 무한한 우주의 중심일 수는 없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평범한 별에 불과하다면, 어떤 이유로 지구의 중심을 향한 인력[상하(上下)의 세력]이 존재하게 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는데, 이에 대해 홍대용은 지구가 하루에 1번 자전(自轉)함으로써 그 바깥의 기(氣)와 마찰을 일으키고 그 결과로 인해 형성되는 기의 소용돌이가 바로 지구 중심을 향한 인력을 만든다고 보았다. 홍대용의 유명한 지전설은 무한 우주 관념을 전제로 도출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