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주 발사체 개발은 1999년에 국가 우주 개발 중장기 계획이 마련되는 것을 계기로 구상되었다. 2000년에는 동 계획이 우주 개발 중장기 기본 계획으로 수정되면서 우주 발사체 개발에 관한 로드 맵(road map)이 제시되었다. 2001년에는 한국이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 MTCR)에 가입함으로써 우주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외국과 국제 협력이 가능해졌다. 2002년에는 1단 로켓에 액체 추진, 2단 로켓에 고체 추진을 사용한다는 계획이 확정되었다.
2002년에 시작된 나로호(Korea Space Launch Vehicle-I, KSLV-I) 개발 사업은 100킬로그램급 인공위성(人工衛星)을 고도 300킬로미터 이상의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2004년에는 1단은 한국과 러시아(Russia)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2단은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 정해졌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발사체의 전체적인 시스템 설계는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수행한다. 둘째, 1단 서브 시스템의 설계, 제작, 시험은 러시아에서 담당하되 한국의 기술진이 그 과정에 참관한다. 셋째, 2단의 경우에는 러시아의 기술지원과 설계 검토를 받아 한국에서 설계 및 제작을 담당한다.
나로호는 1단 액체 엔진과 2단 고체 킥 모터(kick motor)로 구성되었다. 나로호의 1단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韓國航空宇宙硏究院)과 러시아의 흐루니체프(Khrunichev)가 공동으로 개발했고, 2단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내 업체들이 함께 개발했다. 나로호 개발 사업에는 5,000억 원의 개발비가 소요되었으며, 2009년 6월에는 전라남도 고흥군에 나로우주센터(羅老宇宙center)가 준공되었다. ‘나로’라는 명칭은 우주 센터가 위치한 외나로도(外羅老島)에서 비롯되었다.
나로호는 세 번의 시도 끝에 발사에 성공했다. 2009년 8월 25일에 시도된 1차 발사는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위성의 정상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2010년 6월 10일에 시도된 2차 발사에서는 1단 로켓이 폭발로 추락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결국 2013년 1월 30일에 나로과학위성(Science and Technology Satellite-2C, STSAT-2C)을 탑재한 나로호 발사에 성공할 수 있었다. 나로과학위성은 지구 타원궤도를 하루 14바퀴씩 돌면서 우주 환경 관측에 대한 임무를 수행하다가 2014년 4월부터 통신이 두절되었다.
나로호의 길이는 33.5미터(1단 25.8미터, 2단 7.7미터), 직경은 2.9미터, 중량은 140톤이다.
한국은 나로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세계에서 11번째로 스페이스 클럽 가입국이 되었다. 또한 나로호 개발 사업을 통해 발사 체계, 2단 로켓, 발사장 지상 시스템에 관한 기술을 확보하고 액체 엔진 선행 연구를 통해 실용 위성(實用衛星) 발사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나로호 발사는 국민의 우주 개발(宇宙開發)에 관한 관심과 이해를 제고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나로호의 성공에 이어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II)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