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비단바탕에 채색. 세로 281㎝, 가로 255㎝. 몇 점 남아 있지 않은 화엄경변상도 가운데 하나로서 1770년(영조 46)에 제작되었다. 신역(新譯) 『화엄경』(699년, 實叉難陀三藏譯, 80卷)의 내용을 압축, 묘사한 그림이다.
즉, 일곱 군데서 아홉 번[七處九會: 지상에서 다섯 번, 하늘에서 네 번] 설법한 것을 한폭에 압축하여 그렸다. 『화엄경』을 설법한 법회 가운데 하늘에서 설법한 네 장면은 화면의 상단부에 2열로 배치하고 지상에서 행한 다섯 번의 설법은 하단부에 역시 2열로 배치하여 화면 전체를 꽉 채운 복잡한 구도를 보여준다.
아홉 번의 설법을 질서정연하게 배치하고, 그 공간을 부처님들과 구름 등으로 묘사하여 화면을 조화시키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18세기 말의 작품이지만 불·보살상들의 형태는 단정하고 정연하여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색채는 밝은 편이지만 홍색이 선명도가 다소 떨어지고 청색이 남용되고 있어, 18세기 말의 불화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홉 장면이 배치된 아래쪽에 선재동자(善財童子: 求道의 보살 이름)가 53선지식(五十三善知識)을 찾는 장면도 도식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 예가 드문 화엄경변상도로서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